목소리 커진 使 "규제 풀어야"… 투쟁 벼르는 勞 "반노동적"

      2022.04.10 18:46   수정 : 2022.04.10 18:46기사원문
지난해 정부와 여당의 각종 규제법안 홍수 속에서 악전고투했던 경제단체들이 새 정부 출범에 거는 기대가 크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부터 산업계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규제를 완화하고 친노동에 치우친 정책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피력해 와서다.

경제계는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접촉면을 확대하면서 각종 현안에 대한 경제계 제언을 집중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노동계는 윤 당선인이 노동 관련 법령이나 제도에 대해 기업의 편에 서고 있다며 일찌감치 날을 세우고 있는 상태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윤 당선인의 노동정책은 '노동시간 유연화'가 핵심이다.
주52시간제와 최저임금제 등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온 '친노동 정책'들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손질도 예고한 상태다. 이에 경제단체들도 인수위 측과 소통 창구를 넓히면서 중대재해처벌법 수정, 노동 관련 법제 개정 등 재계의 의견을 적극 전달하고 있다. 지난달 6개 경제단체와 윤 당선인 간 도시락회동 자리에서 단체장들은 기업경영 여건의 악화를 호소했으며, 윤 당선인은 고충 해소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목소리 높이는 경제단체

새 정부 출범이 한 달도 안 남은 시점에서 국내 주요 경제단체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단체들은 주요 현안들에 대한 경제계 의견을 담은 '정책 제언집'을 인수위에 앞다퉈 전달하고 단체별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주요 정책·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하는 등 당선인과 접촉면 확대에 '올인' 하는 모양새다.

경제계는 특히 고용 경직성 완화, 임금체계 개편, 중대재해처벌법 입법 보완 등 노동문제를 새 정부에서 해결돼야 할 시급한 현안으로 지목하고 있다. 인수위 측에 전달한 제언집에서도 공통으로 노동법규 등 국내 규제가 과도하다고 강조하고 노사관계의 갈등이 국가 경쟁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또 주52시간제 유연화, 최저임금제 개선, 상속세·법인세 완화 등도 경제계의 숙원이다.

윤 당선인은 지금까지 민간 주도의 경제성장이라는 확고한 기준을 강조하고 있어, 노동정책에서도 '유연화'에 방점이 찍힐 것라는 게 재계와 노동계의 공통적인 예상이다. 특히 고용노동부의 인수위원회 업무보고에서도 이 같은 예상은 좀 더 정확히 드러난다.

인수위는 새 정부 정책과제로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 확대 등을 통한 근로자의 선택권 강화방안 △공정한 노동전환 체계 구축방안 등을 거론했다.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확대하겠다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주52시간 근무제'를 완화하겠다는 것과 같은 의미다.

재계 관계자는 "재계의 입장이 일방적으로 반영해달라는 게 아니라 기울어져 있는 노동정책을 바로잡아 산업계의 경쟁력을 높이자는 것이 경영계의 입장"이라며 "노동정책에서도 민간의 자율성이 확대되면 새 정부의 정책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만치 않은 반발…노동계 투쟁 예고

새 정부가 노동정책에서 완만한 유연화를 예고하면서 노동계의 반발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 시국을 생각해 많은 양보를 해왔던 노동계는 윤 당선인의 노동정책을 '반노동적'이라 비판하면서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노동계는 주52시간제, 최저임금, 중대재해처벌법 모두 지금보다 엄격하게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지난달 성명서에서 "성공한 정부가 되려면 보수파 경제학자들의 철 지난 낙수효과에 귀기울일 것이 아니라 노동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는 사회를 고민하라"며 강한 비판을 내놨다.

민주노총도 윤 당선인의 반노동 기조 규탄 결의를 열고 "재벌 대기업들과 핫라인을 구축할 것이 아니라 2000만 노동자들과 민생 핫라인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합원들의 요구를 실현하기 위해 윤석열 정부 5년 동안 중단 없이 투쟁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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