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53兆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 공략… 수익·ESG 모두 잡는다
2022.04.12 18:37
수정 : 2022.04.13 09:59기사원문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 급성장 전망
12일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드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플라스틱 재활용산업 시장은 지난 2021년 279억달러(약 34조2612억원)에서 2026년 435억달러(약 53조4180억원)로 연평균 9.3%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썩는 데 최대 500년이 걸리는 플라스틱은 환경오염 우려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여파로 배달 수요가 급증하면서 사용량이 늘고 있다. 하지만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주요 배달앱으로 주문한 플라스틱 용기를 조사한 결과, 전체 중량의 45.5%만 재활용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석유화학업계는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플라스틱 자원순환' 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폐플라스틱 재활용 방식은 물리적 재활용과 화학적 재활용으로 나뉜다. 기계적 재활용은 폐플라스틱을 원료로 분쇄한 뒤 세척·선별 등의 공정을 거쳐 재생 플라스틱을 제조하는 것으로, 비교적 적은 투자비용으로 사업이 가능하다. 하지만 오염도가 높은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고 재활용을 거듭할수록 품질 저하가 생긴다는 점에서 이 같은 단점을 메울 수 있는 화학적 재활용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재활용기술 개발, 해외투자도
SK케미칼은 올해 초 국내 최초로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적용한 페트인 '스카이펫 CR' 양산에 나섰다. 한발 더 나아가 SK케미칼은 울산공장에 연산 5만t 규모의 화학적 재활용 신규설비를 갖출 계획이다. 이를 통해 코폴리에스터 소재의 원료를 2025년 50%, 2030년 100%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교체해 나가기로 했다. 현재 기계적 재활용 기술을 활용 중인 국내 페트병 1위 생산기업인 롯데케미칼은 울산2공장에 약 800억원을 투자해 11만t 규모의 화학적 재활용 페트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자회사인 한화컴파운드를 통해 폐어망을 재활용해 생산한 폴리아미드 소재를 삼성전자에 갤럭시 시리즈용으로 공급하기도 했다.
해외 업체와 협업하는 국내 업체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LG화학은 영국 무라 테크놀로지와 협업해 2024년 상반기까지 충남 당진에 국내 최초 '초임계 열분해유 공장'을 연간 2만t 규모로 짓기로 했다. SK지오센트릭은 미국 퓨어사이클 테크놀로지와 함께 2024년까지 울산에 6만4000t 규모의 폐플라스틱 재활용 생산 공장을 설립하기로 하고 퓨어사이클에 5500만달러(약 68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도 했다. SKC도 일본 간쿄에네르기와 협업해 내년 SK피아이씨글로벌 울산공장에 폐플라스틱 열분해 기술을 상업가동할 계획이다.
정유업계도 플라스틱 재활용을 통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있다.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도입한 현대오일뱅크는 삼성물산과 손잡고 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에 나선다. GS칼텍스도 작년 말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석유정제 공정에 투입하는 실증사업을 시작해 2024년 가동 목표로 연 5만t 규모의 열분해유 생산설비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페트병은 2030년까지 원료의 30% 이상을 재생원료로 사용하도록 '한국형 순환경제 이행계획'을 발표한 만큼 플라스틱 재활용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화학적 재활용은 이물질 오염과 품질 저하가 없어 정부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갈수록 투자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