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물가 누르기' 절박한 한은… 금리 연내 2% 넘본다
2022.04.14 18:22
수정 : 2022.04.14 18:22기사원문
■우크라 변수 커졌다
주상영 금통위원은 1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지난 2월 말 금통위 이후에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내외 경제·금융 여건에 큰 변화가 발생했다"며 "시장에서 과거에 연내 기준금리를 1.75∼2.0% 정도로 기대했는데 현재는 한층 더 높아진 것 같고, 어떤 좁은 범위에 모여 있다기보다는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려한다'는 표현이 추가됐다. 그만큼 2월 발생한 우크라이나 사태의 영향이 예상보다 클 것으로 예상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연내 2%대까지 금리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주 위원은 "기본적으로는 경기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기 때문에 경기회복세에 맞춰서 기준금리를 서서히 조정한 것"이라며 "물론 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그것이 회복 속도에 일부 영향을 줄 수도 있지만 여러 가지 지표들을 보면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특히 수출 부문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는 않는 것 같다. 소비도 오미크론 확산 때문에 1, 2월에는 다소 부진했지만 3월 중순 이후부터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고 전했다.
비둘기파로 알려진 주 위원 역시 이번 금리인상에 찬성한 이유다. 그는 앞서 지난해 8월과 11월, 올 1월까지 세 차례 금리인상에서 모두 '동결' 소수의견을 냈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기대인플레이션이 3%에 근접한 수준까지 올라갔고, 수요 압력을 나타내는 근원인플레이션도 3%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상당 기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내달 물가전망 높인다
한은은 다음달 금통위에서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을 높이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앞서 한은은 지난 2월 금통위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1%로 전망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0%로 예상했다. 주 위원은 "물가가 4% 또는 그에 근접한 수준으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며 "우크라 사태 이전에는 늦어도 2·4분기 정점을 찍고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었지만 우크라 사태 이후로는 언제가 정점이 될지 확실히 예단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물가상승 정점은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곡물 가격 등에 달려 있다는 예상으로 연말께 다소 낮아진다고 해도 높은 수준의 물가는 유지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반면 성장률은 2%대 중·후반으로 다소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금통위를 앞두고 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자와 금통위 위원 간 의견교환이 진행되지는 않았다. 이 후보자는 후보자 지명 후 한국에 도착, 금통위원들과 상견례를 겸한 차담회를 가졌지만 통화정책방향에 대해서는 전혀 의견을 교환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내달 금통위는 이 후보자가 주재하게 될 수 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이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