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 난다" 허위 사실 온 아파트에 방송한 입주민 2심도 벌금형
2022.04.20 06:00
수정 : 2022.04.20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아래층에 사는 입주민이 악취를 유발한다는 허위 사실을 아파트 입주민들이 모두 들을 수 있게 방송한 혐의로 기소된 입주민이 2심에서도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박노수 부장판사)는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한 아파트 입주민 A씨는 "아래층에서 악취가 난다"며 아래층에 사는 피해자들과 관리사무소에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했다.
그러던 중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찾은 A씨는 그곳에 설치돼있던 방송 장비로 "아래층에서 냄새가 올라온다. 사람을 죽이려고 작정한 것 아닌가"라는 허위 사실을 방송해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가 방송한 내용은 입주민 전체가 들을 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A씨는 경찰관을 대동해 아래층을 확인했으나, 악취와 관련된 물건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재판에서 "방송 내용은 허위가 아니고, 설령 허위라고 하더라도 허위라는 인식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아래층에 사는 피해자들이 악취를 유발하는 행위를 하지 않았음을 인정할 수 있고, A씨가 한 방송 행위는 허위 사실을 적시한 것"이라며 A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도 "A씨가 한 발언들이 허위라는 점을 적어도 미필적으로 알았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A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설령 냄새가 느껴졌다고 하더라도 피해자들이 악취를 유발하는 행위를 한다는 부분에 관해 확인되지 않은 허위 사실임을 충분히 인식하면서 방송했다고 할 것"이라며 "이런 행위가 피해자들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고 명예를 훼손한다는 점에 대한 인식도 있었다고 보는 것이 옳다"고 판시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