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수도 맞아?"..집앞 철조망에 썩은 고기에 상하이 민심은 폭발 직전
2022.04.25 09:06
수정 : 2022.04.25 13:21기사원문
24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외신은 중국 방역당국이 최근 상하이에서 발생한 코로나 대규모 감염 사태에 대한 조치의 일환으로 인구 이동을 제한하기 위해 울타리까지 설치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봉쇄령이 내려진 이후 상하이에서는 집 밖 출입이 금지돼 주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당국이 주민들에게 사전 예고도 없이 아파트 입구에 녹색 철조망을 두른 사례가 속속 보고되고 있다. 상하이에 거주 중인 한 주민은 BBC에 "3일 전 어떤 설명도 없이 집 앞에 철조망이 생겼다"고 밝혔다. 한 중국 누리꾼은 웨이보에 "사람들을 가축처럼 가두기 위해 울타리를 설치하는 것은 우리의 권리를 너무 무시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펜스 높이는 약 2m에 달하며 대부분 최소 1명이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아 '격리지역'으로 지정된 건물 주변에 설치된 것으로 전해진다. 격리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은 코로나 확진 여부와 상관없이 집 밖 출입이 금지됐다.
네덜란드 매체 소속 중국 특파원인 에바 람멜루는 자신의 트위터에 사진 두 장을 올리고 "상하이는 이제 울타리로 가득하다. 그 누구도 집을 떠나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수 없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그가 올린 사진에는 초록색 철조망이 설치된 주택 입구와 푸른색 위생복을 입고 아파트 입구에 파란색 철제 벽 펜스를 설치 중인 방역 당국 관계자들의 모습 등이 담겼다.
람멜루는 위챗에 올라온 화재 영상을 공유하기도 했다. 그는 "화재가 발생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이 영상은 위챗에 올라온 푸동의 화재 영상이다. 모든 곳이 막혀 있기 때문에 소방차가 (화재가 발생한) 건물까지 갈 수 없다"며 "이런 일을 또 다시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 "분노한 일부 주민들은 문 앞에 설치된 울타리를 부수기도 했다"면서 동영상을 공유하기도 했다.
상하이의 도시 봉쇄 장기화로 시민들은 식자재와 약품 부족 현상에도 시달리고 있다. 한 상하이 시민은 토요일인 23일 밤 황푸강 서쪽 푸시 지역의 한 단지에선 주민들이 약 30분간 솥과 프라이팬 등을 두드리며 '물자를 보내 달라'고 외쳤다. 최근 상하이시가 배급한 식량 중엔 썩은 고기와 채소가 들어 있어 시민 분노가 폭발하기도 했다. 웨이보 등 중국 SNS에는 "방금 전 방역 직원이 놓고 간 음식"이라며 비곗덩어리 고기나 부패한 배추 같은 사진들이 올라오고 있다. 먹지 못하고 버려진 채소들이 상하이 곳곳에 뒹굴고 있다는 목격담도 잇따르고 있다.
상하이는 4월1일부터 도시 전체가 봉쇄됐다. 황푸강 동쪽인 푸둥 지역은 이보다 앞선 3월28일부터 공식 봉쇄됐다. 식량난과 의료난으로 시민 불만이 고조되자, 상하이시는 11일 감염 위험 수준에 따라 봉쇄 수위를 3단계로 나눠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매일 수만 명씩 무증상 감염자가 나오고 사망자까지 크게 늘자, 상하이 당국은 22일 바이러스가 완전 박멸될 때까지 봉쇄 완화는 없다고 못박았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