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상황, 헌신할 기회를" 기업인 사면론 힘받는다
2022.04.25 18:33
수정 : 2022.04.25 19:44기사원문
25일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5단체는 석가탄신일(5월 8일)을 앞두고 '경제발전과 국민통합을 위한 특별사면복권 청원서'를 청와대와 법무부에 제출했다.
■경제 위기 상황… 기업인 헌신 필요
경제 5단체는 이번 사면 청원을 추진하게 된 이유로 △세계 경제가 대전환기를 맞고 있는 중에 코로나19와 미·중 갈등,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국가 경제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위기 상황인 점 △위기 극복과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역량 있는 기업인들의 헌신이 필요하다는 점 △경제계는 투명경영, 윤리경영 풍토를 정착하고 신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해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는 점 등을 들었다.
상의는 이번 사면청원의 대상자는 경제단체 추천 및 기업의 신청을 받았고, 이미 형기를 마쳤거나 형기의 대부분을 채워 가석방 상태인 기업인 그리고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기업인을 대상으로 했다. 이에 따라 사면 청원대상자 명단에 이 부회장과 신 회장,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등이 포함됐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특별사면복권 조치를 통해 우리 사회가 대립과 갈등을 치유하고 보다 높은 차원의 국민통합을 이룰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총 5번의 사면이 이뤄졌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그동안 제외됐다. 지난해 연말 사면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이미 가석방 상태임을 감안해 사면에서는 제외된 것으로 분석된다. 통상적으로 대통령의 특별사면은 광복절이나 3·1절에 이뤄진다. 석가탄신일 사면은 상대적으로 드물다. 박근혜, 이명박 정부에서는 석가탄신일 사면이 없었으며, 노무현 정부 때는 총 세 차례에 걸쳐 석탄일 사면이 이뤄졌다.
■'삼성 위기' 국가경쟁력 약화 공감
경제단체들의 이번 탄원은 러·우크라이나 분쟁과 공급망 불안 등 대외적 악재들을 돌파하기 위해 기업인들이 앞장서야 한다는 공감대가 배경이 됐다.
특히 다양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진 삼성전자가 중심이 돼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백신 조기 확보나 미·중 패권 전쟁의 틈바구니에서, 반도체를 한국의 주요 전략 자산으로 활용해 외교적 성과를 낸 것도 삼성전자와 이재용 부회장의 역할이 컸다.
과거에도 국익을 위해 경제인을 사면해 성과를 거둔 사례들이 있다. 이명박 정부는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이례적으로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을 '원포인트' 사면해 성과를 거뒀으며, 박근혜 정부 때는 최태원 SK 회장을 사면해 대대적인 반도체 투자로 이어져 많은 일자리를 창출했다.
현재 이 부회장은 경영에 관여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리더십의 정상화가 시급하다는 게 재계의 지적이다. 50%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외국인 주주들은 총수의 이사회 참여를 통한 투명성 제고·책임 경영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 부회장은 가석방 신분으로 경영에 관여할 수 없다. 해외 주요 투자기관들은 삼성전자가 총수의 장기 부재로 인해 대외적으로 경쟁력이 훼손되고 있으며, 이는 한국경제에 균열을 일으킬 것이라는 진단들을 내놓고 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