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유학·병역·칼럼 '쟁점' 줄줄이…이창양, 청문회 문턱 넘어설까
2022.05.08 14:00
수정 : 2022.05.08 14:00기사원문
국회 산자위 산업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민주, 도덕성 검증 관련 집중 잘의 예상
[서울=뉴시스] 김성진 기자 =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오는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다.
이번 청문회는 차기 정부 첫 산업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증 무대인만큼, 업무 능력과 자질, 도덕성 등에 대한 집중 질의가 예상된다.
기술혁신·경제 전문가이자 산업부 공무원 출신으로 무난하게 검증을 통과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지만, 사외이사 이해충돌, 혈세유학 의혹에 공격 포인트가 모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혈세유학 먹튀' 지적에 "연구·인재 양성에 기여" 해명
청문회에서는 이 후보자의 과거 기업 사외이사 이력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의 공세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는 과거 일본계 티씨케이(TCK, 2009년 3월~2013년 3월), SK하이닉스(2012년 2월~2018년 3월), LG디스플레이(2019년 3월~2022년 4월) 등에서 사외이사를 지낸 경력이 있다.
특히 디스플레이 산업 등은 산업부의 주요 정책 대상으로, 특정 업체와 개인 경력이 관련된 후보자가 장관이 되면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TCK는 일제 강점기 전쟁물품을 납품한 전범기업인 도카이 카본이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로 이에 대한 비판도 예상된다.
이 후보자는 지난 7일 국회에 제출한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TCK 경력과 관련, "모기업이 전범기업인지 여부는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으며, 사외이사 종료 후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고 해명했다.
'혈세유학' 논란도 있다. 이 후보자는 1987년 상공부 공무원으로 재직한 뒤 1999년 공직에서 사퇴할 때까지 12년 동안 3년2개월을 미국에서 유학생활하며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러나 이 후보자는 유학을 다녀온 뒤 1997년 7월 산업자원부 산업정책과장 등으로 5개월 동안 근무하고 퇴직해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경영공학부 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이로 인해 국외훈련 파견자 및 유학 휴직 제도의 허점을 이용한 '먹튀'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 후보자는 이에 대해 "민간기업으로 취업하지 않고 국립기관에서 연구와 인재 양성에 기여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카이스트 교수 재직 기간 민간 기업 사외이사를 함께 맡으면서 국립특수대학교 교수로서 연구 실적이 저조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 후보자는 특히 SK하이닉스 사외이사와 TCK 사외이사를 겸직했던 해인 2012년부터는 약 10년 동안 단 2편의 단독 논문만 썼다. 그 외 나머지 12편은 모두 공동저자나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 후보자 측은 "사외이사 선임 여부와 관계없이 꾸준히 연구를 했다"면서 "논문도 꾸준히 해외 학술지를 중심으로 기고했다"고 해명했다.
'당일치기 석사장교' 제도로 병역을 마쳤지만, 학위를 이어가지 않고 곧바로 공직생활을 이어가 병역 특혜 시비도 불고 있다.
'석사장교'로 불리는 특수전문요원은 국내외 대학원 과정을 이수하거나 그 이상의 학력이 있으면 학문연구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6개월 훈련과 실습 후 소위 임관과 동시에 전역하는 제도다.
이 후보자는 제도 취지대로라면 학업을 이어가야 하지만 전역 후 상공부(현 산업부)로 돌아와 1993년 7월까지 5년5개월 동안 유통산업과, 조선과, 장관실, 법무담당관실에서 사무관으로 근무해 논란을 불렀다.
앞서 '출산 기피 부담금'을 주장한 언론 기고문으로 논란이 된 이 후보자는 지난달 자신의 네이버 블로그를 완전 초기화해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다.
후보자의 블로그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평소 생각과 가치관 등을 읽을 수 있는 수단이다. 이를 초기화해서 아예 접근을 원천 차단한 셈이다.
이에 산자위 민주당 의원들은 "후보자의 블로그 폐쇄는 심각한 인사 검증 방해 행위"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개인 블로그를 이미 비공개했음에도 불구하고, 인수위 참여와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불필요한 논란이 발생하고 가족들의 사생활 누출 우려가 커지고 있어 블로그 자체를 닫았다"고 반박했다.
이 밖에도 카이스트 재직 기간 교수 사택에 16년 동안 장기 거주하는 특혜를 입었다는 지적, 대외활동을 통해 기업 등으로부터 받은 수익을 축소 신고했다는 논란 등도 재차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또 금융위원회 신성장위원회 위원장 재직 기간인 1년간 단 3차례만 회의를 진행해 경력을 부풀렸다는 비판과 함께 사모펀드 자문위원 경력을 누락한 부분에 대한 지적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봉 1억원 이상을 받는 장녀가 최근 3년간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등록해 건강 보험 혜택을 받게 한 것과 삼성생명 장학금 혜택, 증여세 늑장 납부 등 탈루 의혹도 집중 포화가 예상된다.
◆"원전, 녹색 사업으로 분류해야…산업·통상 연계 중요"
청문회에서는 산업부 소관 업무와 관련 정책, 현안에 대한 이해도와 구상에 대한 질문도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차기 정부에서 에너지 정책의 대전환이 예정된 만큼, 원전 관련 질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 밖에도 한전 적자 해소 방안, 산업부 통상 기능 존치 여부 등 민감한 주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는 전날 국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한전 적자와 관련, "문제 대응을 위해 우선 한전의 자구노력을 강화하는 한편 정부도 세제 지원, 전력 시장 제도 개선 등 다각적인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치기정부가) 한전의 독점 판매 구조를 점진적으로 개방한다는 것은 전력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높임으로서 다양한 전력서비스 사업자들이 진입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의미"라며 "민영화한다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원전을 녹색 에너지로 편입하는 문제와 관련 "미래 원전시장의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K-택소노미(한국형 녹색분류체게)에 원자력을 포함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택소노미는 녹색금융 및 투자 기준이 된다. 국내에선 원전이 풍력·태양광과 같은 녹색에너지로 분류할 수 있냐를 두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신규 원전 건설과 관련해선 "신한울 3·4호기는 이미 부지가 확보돼 있고, 발전산업 허가도 유효한 만큼 건설 재개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용후핵연료 처리 방안에 대해선 "계속운전에 대한 검토와 함께 고준위 방폐물 처분장을 확보하는 노력도 병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통상 분야와 관련해선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참여 문제 등이 우선 거론될 전망이다.
이 후보자는 서면 질의에서 CPTPP를 위해 일본산 수산물 수입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 "국민의 건강·안전과 직결된 문제로서, CPTPP 가입과 직접 연계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미국 주도의 IPEF 참여가 중국 압박용이라는 평가에 대해선 "특정 국가를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 역내국 간 공동의 이슈에 대응하며 포괄적 협력을 추진하기 위한 '경제협력틀'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산업부의 통상 기능을 외교부로 이전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선 "산업, 기술, 에너지 등 실물경제와 통상 간의 연계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생각한다"면서 산업부 존치 쪽에 힘을 실었다.
이 후보자는 "통상의 소관 부처를 두고 갑론을박하기보다 현 조직의 안정적 운영을 통해 현안에 차질 없이 대응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2050 탄소중립이나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 대해선 "산업경쟁력,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 고려해 재검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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