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인사 나누며 시민 속으로… 선루프 열고 깜짝 카퍼레이드
2022.05.10 18:24
수정 : 2022.05.10 20:13기사원문
"'이번 생은 망했다' 안 되도록…부동산 가격 안정·손실보상금 지급 기다려요."
10일 오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장은 기대감에 부푼 시민들로 가득 찼다. 시작 한 시간 전부터 입장 대기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고, 기념사진을 찍고 좋은 자리를 잡으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역사적 순간… 새 나라 기대돼"
이날 오전 10시54분께 취임식이 열린 국회의사당에 윤석열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내자 참석자들은 박수를 치며 이름을 외쳤다.
윤 대통령은 '오징어 게임'의 깐부 할아버지로 유명한 오영수씨 등 국민희망대표 20명과 손을 잡고 단상에 올랐다. 단상에서 먼저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와 악수했으며, 단상 좌석 가장 앞줄에 앉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도 악수했다.
개식 영상에는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이 청와대를 떠나 용산 대통령실로 이동하는 모습이 담겼다. 국기에 대한 맹세문은 천안함 생존자 전준영씨 등이 낭독했고, 애국가는 다문화 어린이로 이뤄진 '레인보우합창단'이 불렀다.
일부 시민은 윤 대통령을 보기 위해 신발을 벗고 의자 위로 올라가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윤 대통령의 취임사가 시작되자 한마디 한마디마다 박수가 터져 나왔고, 이날 35번이나 언급된 '자유'란 단어가 나올 때마다 더 큰 박수가 나왔다.
15세 아들과 함께 국회 정문 밖에서 취임식을 구경하던 김기환씨(50)는 "아들에게 역사적인 순간을 보여주고 싶어서 오게 됐다"며 "직접 눈으로 보고 축제 분위기를 느끼면 아들이 앞으로 정치에 관심을 더 갖게 될 수도 있고,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尹, 예정에 없던 '카퍼레이드'
취임식을 마친 윤 대통령은 용산 집무실로 이동하기 위해 국회 입구에 세워진 차에 탑승, 창문을 열고 손을 흔들었다. 이 과정에서 선루프가 개방되고 윤 대통령이 차량 밖으로 올라서면서 예정에 없던 즉석 '카퍼레이드'가 진행됐다. 이에 시민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내며 화답했다.
이날 취임식장 근처에는 '국민이 함께 만드는 취임식'을 표방한 만큼 많은 인파가 몰렸다. 축하하기 위해 모여든 시민뿐 아니라 시위대도 몰렸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이날 오전 윤 대통령 취임식에 맞춰 여의도역에서 여의도공원까지 장애인 권리보장을 위한 행진을 하고 예산 확보를 촉구했다. 취임식장 근처에서도 '박근혜 청와대 복귀하라'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든 시민과 '검수완박 반대'를 외치는 시위자도 있었다. 취임식장 안에서는 "왜 못 들어가게 하느냐"고 소리치는 중년 남성과 "비표를 보여달라"는 경호원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윤홍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