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화학·전자·건설 불모지 개척… '사업보국' 산업화 1세대 경영인
2022.05.12 18:12
수정 : 2022.05.14 17:36기사원문
구 회장은 LG그룹의 음식서비스사업부를 분리 독립시켜 20여년 동안 경영하며 매출 1조7400억원 규모의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사업보국 일념 산업 불모지 개척
구 회장은 1960년 한일은행을 시작으로 호텔신라, 제일제당, 중앙개발, 럭키(현 LG화학), 금성사(현 LG전자), 금성일렉트론(현 SK하이닉스), LG건설(현 GS건설) 등 산업 분야의 일선에서 뛰었다.
그는 '기업은 돈을 벌어 나라를, 국민을 부강하게 해야 한다'는 '사업보국(事業報國)'의 일념으로 당시 불모지였던 대한민국 산업계를 개척한 경영인으로 평가받는다. 그의 이러한 신념은 해군사관학교 출신으로 6·25전쟁 참전과 충무무공훈장 등 다수의 훈장을 받는 남다른 경력과도 이어진다.
구 회장이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1981년 럭키는 '국민치약'으로 불리는 '페리오' 치약을 개발했다. 1983년에는 국내 최초로 플라스틱 폴리부틸렌테레프탈레이트(PBT)를 만들어 한국 화학산업의 일대 전기를 마련했다. 1985년에는 화장품 '드봉'을 해외에 수출했다. 1989년 금성일렉트론에서는 세계 최초로 램버스 D램 반도체를 개발했고, 1995년 LG엔지니어링에서는 일본 기업들을 제치고 국내 업계 최초로 일본에서 플랜트 사업을 수주하기도 했다.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우뚝
구 회장은 지난 2000년 LG유통(현 GS리테일) 푸드서비스사업부로부터 분리 독립한 아워홈의 회장으로 취임했다. 20여년 회사를 이끄는 동안 매출액은 2125억원(2000년)에서 1조7408억원(2021년)으로 8배 이상 성장했다.
사업영역도 크게 늘었다. 단체급식과 식자재 유통으로 시작한 아워홈은 현재 식품, 외식, 기내식, 호텔운영으로 무대를 넓히며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거듭났다. 구 회장은 음식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다. 먹는 것만큼이나 만드는 과정을 좋아했다고 한다. 그는 아워홈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맛과 서비스, 제조, 물류 등 모든 과정에 깊이 관여했다. 직접 현장을 찾아 임직원과 머리를 맞댔다.
특히 구 회장은 단체급식사업도 첨단산업 분야에 못지않은 연구개발(R&D)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판단, 임원들의 반대에도 뜻을 굽히지 않고 업계 최초로 식품연구원을 설립했다. 아워홈 식품연구원은 설립 후 지금까지 1만5000여건에 달하는 레시피를 개발했다. 지금도 연구원 100여명이 매년 약 300가지의 신메뉴를 개발하고 있다.
구 회장은 생산·물류 인프라 구축에도 적극 나섰다. 식품산업에서 생산과 물류시스템이 핵심 역량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기 때문이다. 아워홈은 2016년 업계 최초로 자동화 식자재 분류 기능을 갖춘 동서울물류센터를 오픈하는 등 현재 업계 최다 생산시설(9개)과 물류센터(14개)를 운영하고 있다.
아워홈은 2010년 중국에서 단체급식사업을 시작하며 해외사업도 빠르게 추진했다. 2014년 중국 칭다오에 식품공장을 설립한 데 이어 2017년 베트남에도 진출했다. 2018년엔 기내식 사업에 발을 뻗었고, 지난해 업계 최초로 미국 공공기관 식음서비스 운영권을 수주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