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마켓워치]산은, 조선업 구조조정 퍼즐 풀었다
2022.05.20 15:51
수정 : 2022.05.20 15:5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국산업은행이 조선업 구조조정의 남은 퍼즐을 풀었다. 한진중공업, 케이조선(옛 STX조선)에 이어 대한조선의 새주인을 찾아줬다. 대한조선이 2009년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간 후 13년 만의 일이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한조선과 KHI는 이날 2000억원 규모의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KHI는 투자회사지만 대한조선 인수에서 전략적 투자자(SI) 역할을 맡았다. 회생 기업을 실제 운영, 매각까지 한 경험이 있어서다. 이미 케이조선도 유암코(연합자산관리)와 함께 2500억원에 인수해 성과를 내고 있는 중이다.
재무적투자자(FI)로는 기업구조혁신펀드를 운용중인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PE)·SG PE가 참여한다.
이번 거래는 강재 및 임금 인상 등으로 산업환경이 어려워진 가운데서 이뤄졌다.
대한조선이 이런 어려운 환경에서 앞으로 성장을 위해선 새주인 찾아주기가 시급하다고 산은은 봤다. 전라남도 입장에서도 고용안정 및 지역경제 활성화가 기대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중형 탱커를 만드는 SPP조선의 청산을 결정했지만, 산업은행은 조선업 구조조정을 포기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한진중공업을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NH PE-오퍼스 PE라는 주인을 찾아주고 케이조선을 KHI-유암코라는 주인을 찾아준데 이어 성과를 내게 됐다"고 말했다.
KHI로서는 케이조선 인수에 이어 국내 주력 중형조선사인 대한조선 인수에 성공, 국내 주요 조선사업자로 부상하게 됐다.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KHI 김광호 회장(전 모나리자 회장)은 두산상사 등 두산그룹에서 해외 지사장 등을 역임하다 퇴사 후 윌트론을 세워 투자업을 시작했다. 2002년에는 모나리자, 2005년 쌍용C&B(옛 쌍용제지) 및 엘칸토 등을 차례로 인수하여 운영했다.
대한조선은 전라남도 해남을 필두로 중형급 유조선 및 석유화학제품 운반선을 건조하고 있다. 대주그룹의 계열사였지만 2009년 건설·조선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대상이 됐다. 이후 산은 등 채권단은 대한조선 매각에 나섰지만 인수자를 찾지 못하면서 2011년 7월부터 대우조선에 위탁경영을 맡겼다.
2015년에 기업회생 절차를 졸업한 이후 강도높은 자구계획 이행 및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금융지원을 바탕으로 꾸준히 수주활동을 지속하했다. 국내 중소형 조선사 중 유일하게 안정적인 수주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