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투자자는 무상배분서 제외?… 루나 '계속되는 잡음'
2022.05.30 18:10
수정 : 2022.05.30 18:10기사원문
■"소액투자자라고 에어드롭 배제"
30일 테라 블록체인 커뮤니티 아고라에는 루나클래식(LUNC) 2만개 이상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이번 에어드롭에서 새로운 루나를 하나도 받지 못했다는 투자자 A씨의 글이 올라왔다. 테라폼랩스는 새로운 블록체인인 테라2.0을 출범시키면서 기존 루나를 루나클래식(LUNC)으로, 새로운 가상자산을 루나(LUNA)로 명명했다. 신규 발행된 루나 가운데 70%는 기존 루나클래식 보유자와 테라USD(UST) 보유자에게 배분했다.
문제는 발행비율이다. 테라폼랩스 측은 70% 가운데 '테라·루나 사태' 이후 UST를 구매한 투자자에게는 발행물량 중 10%를 배정했다. 이에 따라 A씨에게 적용된 루나클래식의 교환 비율은 1대0.0000153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루나 발행물량은 한정이 돼 있는데 '테라·루나 사태'를 겪으며 루나클래식이 수백억개까지 발행이 되다보니 매우 낮은 교환비율이 결정됐다. A씨처럼 2만개의 루나클래식을 보유하고 있어도 에어드롭 배정물량은 수수료(가스비) 보다도 적은 0.31개에 불과하다보니 대상에서 제외가 된 것이다.
또 다른 루나클래식 투자자 B씨는 '테라·루나 사태' 직후인 지난 11일 루나클래식에 2000만원을 투자했다. 당시 루나 가격이 급락하기 직전이라 구매 가격은 5만4000원 수준이었다. 보유 물량은 400개 수준에 불과하다 보니 B씨 역시 이번 에어드롭에서 제외됐다. 그는 파이낸셜뉴스에 보낸 이메일에서 "테라 팀은 자기들은 살기 위해 새로운 루나를 내놓으며 소액지갑 보유자는 그 어떠한 설명도 없이 무시했다"라며 "소액홀더에게 새 루나를 한 푼도 주지않고 우리의 평생 저축을 없애버렸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에어드롭 물량 동의없이 스테이킹"
새로 분배받은 루나가 구체적인 설명없이 테라2.0 블록체인 검증자들에게 위임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블록체인 전문가 조재우 한성대 교수는 트위터를 통해 "테라2.0은 발행된 모든 가상자산이 랜덤으로 혹은 미리 지정된 검증자에게 위임되는 숨겨진 코드(닌자 코드)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FTX의 한 지갑 주소를 공개하며, 해당 지갑 소유주가 에어드롭 받은 물량이 '위임'을 위한 트랜잭션이 없었는 데도 10명의 검증인에게 위임이 완료됐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이같은 코드에 대한 재단 측 설명을 본 적이 없다"라며 "(테라 측의 조치는) 비윤리적이며 자주권에 반한다"며 "권한을 다시 위임하거나 위임을 취소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새로 발행된 루나의 경우 위임 의사를 확인하는 별도의 절차 없이 보유 물량 전체가 기존 검증자들에게 위임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권도형 "테라2.0 제안에 포함된 내용"
권도형(해외 사용 이름 권도) 테라폼랩스 대표는 조 교수의 주장에 대해 "모든 토큰은 최초 생성부터 위임돼 판매제한(Locked) 된다. 유동화 하기 위해서는 이를 풀어야 한다"는 테라2.0 제안서를 통해 반박했다. 권 대표는 "스테이킹에 따른 이자는 7%"라고 덧붙혔다.
조 교수는 권 대표의 트윗을 재차 리트윗하며 "'위임된다' 뒤에 생략된 말이 굉장히 많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자산이 테라2.0 블록체인에 묶이는 상황이 된만큼 스테이킹 계획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있었어야 한다는 것이다.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루나의 가격도 급변동했다. 가상자산 데이터 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후 3시(한국시간) 에어드롭된 루나는 19.54달러(약 2만4200원)까지 상승했지만 이날 오후 3시 현재 5.87달러(7300원)에 가격이 형성됐다.
bawu@fnnews.com 정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