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환승센터 국고보조 30% 불과…예산 부담 지자체 사업 접는다
2022.05.31 18:21
수정 : 2022.05.31 18:28기사원문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노선인 부천종합운동장역의 환승센터 사업이 국고보조 예산 부족을 이유로 좌초됐다. 현재 시행령상 환승센터 사업비 30%만 국고보조가 되고 나머지 70%는 지자체 예산으로 충당해야 하다 보니 1400억여원의 재원 마련에 난항을 겪었기 때문이다. 지자체들이 GTX역 내 환승센터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선 국고보조 예산비율을 50%까지 늘리는 관련법 시행령 개정이 필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천시, 예산 부담으로 사업 철회
5월 3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경기 부천시는 GTX-B노선 부천종합운동장역 환승센터 사업계획을 철회했다. 당초 부천종합운동장역은 2020년 11월 GTX 환승센터 시범사업 공모를 통해 '제3차 환승센터 및 복합환승센터 구축 기본계획'에 반영됐다. 하지만 최근 부천시는 국고보조 예산지원이 부족하고 GTX-D노선 연결로 역 위치가 조정되면서 환승센터 계획을 백지화했다. 기본계획상 부천종합운동장역 환승센터는 7호선, 버스 14개 노선 연계로 사업비는 총 1463억원 규모다.
부천시는 환승센터의 환승주차장 국고지원이 불가능해 재원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 부천시 관계자는 "지자체 입장에서는 환승센터는 수익이 나오는 시설이 아닌 데다 건설비용뿐 아니라 이후 운영비용이 매년 30억원 이상 든다"며 "당초 국토부가 시행령 개정을 통해 국가보조 예산을 사업비의 50%까지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이 부분이 실행되지 않아 예산 부담이 컸다"고 전했다.
GTX역 내 환승센터 사업비는 많게는 수천억원이 든다. GTX역 환승센터 전체 사업 예산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3차 기본계획에 따르면 GTX 20개 역(부천종합운동장역 제외 및 인덕원역 추가)에 대한 총사업비는 6조1356억원 규모다. 대중교통 연계가 많고 상업시설이 들어서는 복합환승센터면 사업비가 더 커진다. GTX-A노선 킨텍스역 환승센터는 버스 12개 노선을 연계하는 데 총사업비가 350억원 소요된다. 반면 GTX-C 금정역 복합환승센터는 지하철 1·4호선 및 버스 34개 노선 연계로 사업비가 1868억원에 이른다.
■국고보조 30%뿐…상향 여론 고조
환승센터 건설사업은 지자체가 주도하고 국토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지자체는 국고보조 부족을 이유로 환승센터 사업 추진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광역교통법)은 시행령을 통해 대도시권의 광역적인 교통수요를 처리하기 위한 환승센터·복합환승센터 건설에 필요한 사업비의 30%를 국고에서 보조한다고 명시했다. 나머지 70% 금액은 지자체가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문제는 지자체가 환승센터 사업 추진에 소극적이면서 GTX 개통과 엇박자가 난다는 점이다. 노선이 개통된 시점에 환승시설이 별도로 건설되면 편의성 개선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출범 후 '선(先)철도, 후(後)환승센터' 관례를 깨고 GTX 계획 단계에서부터 환승센터를 동시 구상하는 정책방향을 세운 이유다. 하지만 2024년 개통 예정인 GTX-A노선에서 환승센터 착공에 들어간 곳은 운정역과 삼성역뿐이다. 환승센터 착공부터 준공까지는 약 3년이 걸린다.
전문가들은 GTX역 내 환승센터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선 광역교통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국고보조 비율을 상향하는 방안이 최우선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광역교통법상 다른 광역교통시설인 광역철도는 70%, 광역도로는 50%, 노선이 둘 이상의 시·도에 걸치는 간선급행버스체계는 50%를 국고보조한다.
해외의 환승센터 국고보조 비율도 국내보다 높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은 주별로 매년 환승센터 제안서 공모를 통해 최대 80%까지 사업비용을 지원한다. 콜롬비아는 70%, 일본은 50%를 국고보조하고 있다. 백정한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광역교통시설은 지자체 간 교통행정의 사각지대"라며 "정부 투자가 부족해 지자체들의 적극적 추진도 미흡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환승센터 구축을 통해 도시의 밀집을 분산하고 이로 인한 파급효과를 얻을 수 있으므로 정부의 재정지원 확대로 지자체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