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새 근무제 '삐거덕', 허술했던 '내부소통'
2022.06.02 06:00
수정 : 2022.06.02 06:00기사원문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메타버스 근무제를 도입하기에 앞서 설문조사 등 세부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카카오 남궁훈 대표가 사내망을 통해 직원들과 소통하긴 했지만, 새 근무제 도입에 앞서 객관적인 지표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발표 전 전 직원 대상 근무제 방식에 대해 투표를 진행한 네이버와 비교하는 분위기도 있다. 오는 7월부터 새 근무제 '커넥티드 워크(Connected Work)'를 도입하는 네이버는 발표에 앞서 전직원 설문조사를 통해 근무제 유형 선호도를 투표에 부쳐 직원들이 원하는 방향을 사전에 조사한 바 있다. 이에 남궁 대표는 일부 근무제 기준에 대해 재검토, 직원 투표를 진행한다고 밝힌 상태다.
최근 블라인드 등에는 카카오 공동체의 메타버스 근무제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글이 게시됐다. 근무제 가이드라인인 '그라운드룰' 중 일부 세부사항의 비효율성을 문제점으로 언급한 것이다.
실무 크루들이 불만을 갖고 있는 지점은 크게 두가지다. 음성연결·집중근무시간 부문이다.
음성연결의 경우, 스피커를 근무 시간 내내 켜놔야 하고, 이를 위해 또 다른 협업툴을 사용해야 해 불편함이 되레 늘어난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집중근무시간에 대해선 회사가 의무 근무시간을 별도로 지정해 업무 자율성을 위축시킨다는 점이 지목됐다.
불만이 거세지자 남궁 대표는 지난달 31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집중 근무 시간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음성연결 문제에 대해서는 "음성 소통 여부를 테스트 뒤 조직별로 투표해 결정하겠다"고 전했다.
태스크포스(TF) 차원에서 결정된 사안이 크루 공감대 형성 전에 도입 발표로 이어지면서 크루 반발이 일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메타버스 근무제는 카카오 공동체 얼라인먼트 센터(CAC) 산하 '공동체 일하는 방식 2.0 TF'에서 설계됐다. TF 내 설계에서 발표에 이르기까지 남궁 대표가 사내망을 통해 직원들과 소통하는 등 노력이 있었지만, 설문조사와 같은 객관적인 지표가 부족했던 점이 이번 사내 반발로 이어진 셈이다.
카카오는 메타버스 근무제가 본격 시행 전이고, 7월에도 베타로 시행되는 점을 들어 향후 세부적인 그라운드룰을 크루들과 함께 소통하면서 보완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시행 전 베타 운영 중에도 보완점이 발견된다면 수정하고 보완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