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매장에 수제버거가?"… 발상 전환으로 MZ고객 잡는다
2022.06.02 17:57
수정 : 2022.06.02 17:57기사원문
■팝업스토어로 MZ세대 공략
2일 업계에 따르면 캐리어에어컨은 지난 1일 '윌리스 캐리어' 박사의 에어컨 발명 120주년을 기념해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과거 뉴욕의 바캉스 명소는 캐리어 에어컨이 설치된 극장이었다는 점에 착안해 '극장 콘셉트'로 팝업스토어를 구성했다. 팝업스토어에서는 에어컨 변화 역사를 감상할 수 있고 이와 함께 캐리어 브랜드를 담은 컵이나 티셔츠 등의 굿즈도 구매할 수 있다.
주방가전기업 휴롬도 지난달 성수동에 창립 이래 최초로 팝업스토어 '부엌 바이 휴롬'을 오픈했다. 이번 팝업스토어는 휴롬 제품이 주로 사용되는 '부엌'을 콘셉트로 휴롬의 핵심 가치인 '건강'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팝업스토어에선 휴롬 원액기, 에어프라이어오븐 등 대표 제품을 활용해 자체 개발한 이색 음료 및 푸드를 판매하고 있다.
침대기업 시몬스 역시 지난 2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팝업스토어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를 열었다. 대지면적 495㎡(약 150평) 규모의 3층 단독 주택을 리모델링한 팝업스토어는 층마다 각기 다른 공간으로 구성됐다. 1층에선 '삼겹살 수세미', '양배추 일회용 카메라' 등 시몬스가 직접 제작한 이색 굿즈를 판매중이다. 2층에는 시몬스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시몬스 스튜디오'와 부산 수제버거 브랜드 '버거샵'이 입점해있고, 3층엔 시몬스의 디지털 아트를 볼 수 있는 전시 공간이 마련돼있다.
■색다른 경험으로 차별화
기업들이 팝업스토어 매장을 잇달아 여는 배경에는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를 공략하겠다는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핵심 소비층으로 부상한 이들 세대를 새로운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게 곧 기업의 경쟁력 확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실제 캐리어에어컨은 MZ세대를 겨냥해 이들의 '성지'인 성수동에 자리 잡았다. 에어컨을 발명한 캐리어 박사의 창조정신, 혁신정신 등을 젊은 세대들에게 전달하고자 팝업스토어 내에 체험 공간인 '체인지 레코딩 룸'도 만들었다. 해당 공간에선 자신이 바꾸고 싶은 점과 앞으로의 변화 다짐을 영상으로 기록할 수 있다. 녹화된 영상은 카세트테이프 디자인의 이동식저장장치(USB)로도 제공된다.
휴롬은 MZ세대 감성에 맞추기 위해 공간 디자인에 공들 들였다. 내부는 1일 1스툴 제작 '스툴 365' 프로젝트로 유명한 디자인 스튜디오 '제로랩'과 협업해 다채로운 색깔의 디자인 가구들로 공간을 구성했다. 외부는 국내 유명 비주얼 토탈 아티스트 275C와 협업해 냄비, 아궁이 등 주방 이미지를 다양한 색상으로 그려 넣었다. 휴롬 관계자는 "MZ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처음으로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다"며 "평균적으로 평일에는 150명, 주말에는 200명 정도가 온다"고 말했다.
시몬스는 '브랜드 경험'에 중점을 두고 주력제품인 침대가 없는 팝업스토어를 열어 주목받고 있다. 침대는 소비 주기가 평균적으로 길기 때문이다. 즉각적인 제품 경험 대신 색다른 형태로 브랜드 경험하게 해 미래 잠재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마케팅 전략이다. 시몬스 관계자는 "색다른 경험을 통해 브랜드를 인지했다가 향후 침대를 살 때 자연스럽게 시몬스를 떠올릴 수 있도록 미리 팬덤을 구축해놓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MZ세대 인기에 힘입어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의 일평균 방문자 수는 500여명에 달한다.
향후 기업들의 팝업스토어를 통한 MZ세대 공략엔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MZ세대가 기존 세대들과는 다르게 공간이나 경험, 가치 등을 중요시한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미래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 팝업스토어 등 오프라인 채널을 확대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