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시대 리츠가 효자"… 운용사 펀드 상장 줄잇는다
2022.06.02 18:04
수정 : 2022.06.02 18:04기사원문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월 31일 기준 국내 상장된 리츠 ETF 개수는 총 11개다. 지난달 초만에도 9개로 10개를 밑돌았지만 24일 한화자산운용과 키움투자자산운용이 각각 'ARIRANG Fn K리츠'와 '히어로즈 리츠 이지스액티브' ETF를 상장시키면서 10개를 넘어섰다.
지난 2013년 8월과 10월 각각 KINDEX 미국다우존스리츠(합성H)와 TIGER 미국MSCI리츠(합성H) 등이 증시에 입성한 이후 5년여간 공백기를 가지다 2019년(3개), 2020년(3개), 2021년(1개), 2022년(2개) 해마다 추가되며 몸집이 불어났다. 순자산총액은 6000억원을 넘어섰고, 운용사도 이 기간 기존 2개사에서 5개사로 늘었다.
일반 공모펀드도 연이어 출시되고 있다. 신한자산운용은 지난달 23일 '신한 K리츠인프라 공모주 목표전환형 부동산' 펀드를 선보였고, 앞서 신한 K리츠인프라부동산(3월4일), 이지스부산특구부동산(4월28일) 등도 설정됐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이달 말 상장을 목표로 리츠 상장지수증권(ETN)을 출시할 계획이다.
ETF는 '인플레 파이터'로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5월 31일 기준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5.22%로 집계됐다. KODEX TSE일본리츠(4.79%), KBSTAR 글로벌데이터센터리츠나스닥(4.78%),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채권TR KIS(2.88%), KINDEX 싱가포르리츠(1.32%) 등이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0.65% 떨어졌고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4.04%, 10.72% 하락했다.
리츠는 부동산투자신탁 회사로,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받아 다양한 분야 부동산 소유권이나 관련 채권을 취득·운영해 창출한 수익금을 분배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특히 인플레이션에 따른 긴축 국면에서 배당금을 받아 하방 압력에 대응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인플레이션 장기화가 예상되는 만큼 헤지(위험 회피) 효과를 지닌 리츠 상품 수요는 날로 커질 전망이다.
실제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4월말 기준 국내 리츠는 326개로, 운용자산(AUM)은 79조600억원에 달한다. 2017년(34조8800억원) 대비 2배 넘게 몸집이 불어난 셈이다. 국내 상장 리츠는 20개로 시가총액은 약 8조6300억원이다.
다수 리츠의 자산 편입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SK리츠는 최근 SK하이닉스 사옥인 SK-U타워를 품기로 했다. 디앤디플랫폼리츠(명동 오피스, 백암 파스토 2센터), 코람코에너지리츠(남청라물류센터, 광교주유소, 죽전물류센터), 이지스밸류리츠(트위트리타워, 반포 이수화학 사옥) 등도 그 대열에 합류해 있다.
김선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가속화된 리츠들의 신규 편입 자산 범위가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해외 자산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이를 통한 자산 가치 상승은 궁극적으로 매각 차익 확대로 인한 특별배당금 상승, 배당수익률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상장리츠 개수가 20개를 달성한 만큼 ETF와 펀드 등 관련 상품이 크게 늘어나고, 자금 조달이 용이해져 시장 성장을 촉진시키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며 "6월부터는 유상증자를 통한 재원 마련으로 리츠 자산 편입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