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 추락해도… 삼성전자 테마주는 살아남았다

      2022.06.14 18:07   수정 : 2022.06.14 18:07기사원문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삼성전자는 주가가 하락해도 수혜주를 남긴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에 삼성전자의 주가는 연일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지만, 관계사들의 주가에는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형주들은 '삼성전자와의 수주 계약', '삼성전자의 인수합병(M&A) 가능성' 소식에 주식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월 들어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도 1위는 삼성전자가 차지했다.

8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 1조7900억원, 기관은 4864억원 어치를 팔아 치웠다. 이 때문에 지난 달까지 6만7000원대에서 횡보하던 주가도 이날 6만1000원대까지 떨어지며 3일 연속 52주 신저가를 갈아 치웠다.


그러나 '삼성전자 수혜주'는 이달에도 꾸준하게 강세를 보여 왔다. 특히 삼성전자가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련주들이 급등하는 모양새다.

가장 대표적인 종목이 '로봇 테마주'다. 삼성전자가 로봇산업화 태스크포스(TF)팀을 상설 조직으로 격상했고,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도 M&A 가능성을 언급하며 신사업의 대표 사례로 로봇을 꼽았기 때문이다.

시작은 우림티피에스였다. 지난 달부터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던 우림티피에스는 지난 2일 상한가를 기록했고 3일에도 20.19%가 급등했다. 지난 달 31일 6330원이었던 주가는 2거래일 만에 9880원으로 56.08%(3550원)이 뛰어올랐다. 해성티피씨도 지난 2일에 16.21%, 티로보틱스도 지난 7일 13.53% 주가가 급등한 채 장을 마감했다.

기업공개(IR)업계 관계자는 "최근 테마주 중에서 로봇주가 강세였던 것도 삼성전자에서 로봇을 밀겠다고 이야기가 나오면서 관련주들이 확 뛰었다"라고 전했다.

지난 달 27일 상장 이후 주가가 꾸준하게 하락하던 가온칩스는 지난 10일 전 거래일 대비 12.03%(2700원) 오른 2만5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영국의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ARM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가온칩스가 강세를 보였다고 분석한다. 반도체 제조기업인 가온칩스가 삼성전자는 물론 ARM과 업무 파트너이다.

삼성스팩4호는 삼성그룹의 대규모 인수합병(M&A) 가능성 전해지자 지난 2~3일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삼성스팩4호는 삼성이 공모 자금으로 비상장사와 합병하기 위해 만든 기업인수목적회사다.

이밖에도 삼성전자가 삼성페이에 삼성패스 서비스를 통합하고 각종 편의기능을 포함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순차적으로 진행한다는 소식이 지난 9일 전해지면서 지니틱스의 주가가 7.60% 뛰어오르기도 했다. 이 기업은 삼성페이 등에 쓰이는 근접무선통신(NFC) 방식 결제용 반도체를 양산하고 있다.

또 다른 IR업계 관계자는 "중소형주들이 삼성전자와 연결되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게 된다. 특히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관련 기업의 경우 삼성전자와 수주 계약을 맺는다는 소식이 있으면 관심이 확 쏠린다"라며 "입소문이 나면서 주가가 오르고 기사까지 나오게 되면 주가 부양도 확실하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삼전 테마주'가 장기적인 수혜로 이어지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앞서 말한 종목들 대부분은 급등 후 급락세를 보였다.

김윤정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라이프 컴패니언 로봇은 소비자의 가전제품 연결 플랫폼에 기반한, 스마트홈과 서비스로봇 영역에 해당한다"면서 "국내 상장 로봇 업체들이 주로 산업 로봇이기에 삼성의 신 사업 추진이 국내 기업들에 직접적인 수혜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거래량이 적은 중소형주의 경우 세력에 의해 작업되는 경우가 많다"라며 "또한 떠도는 소문이 진실이 아닐 경우가 많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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