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이 불러낸 ‘곰’… 파랗게 질린 증시·가상자산 ‘와르르’

      2022.06.14 18:14   수정 : 2022.06.14 19:22기사원문
가상자산 시가총액이 약 1년6개월 만에 1조달러(약 1290조원) 선을 반납했다. 물가상승(인플레이션) 우려로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자이언트스텝'으로 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가운데 가상자산, 주식 등 위험자산의 약세가 깊어진 것이다.

■가상자산 시총 1조달러 무너져

14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가상자산 전체 시가총액은 약 8900억달러(약 1145조원)로, 지난해 1월 말 사상 처음 1조달러를 넘어선 지 1년6개월여 만에 1조달러 밑으로 뒷걸음쳤다.



가상자산 시가총액이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한 것은 테라·루나 사태가 터지면서부터다. 루나사태 후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1조1000억~1조3000억달러(약 1400조~1700조원) 선까지 줄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0.75%p 인상하는 이른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데다 가상자산 대출서비스를 제공하는 셀시우스가 유동성 문제로 인출중단에 나서면서 이날 1조달러대마저 무너진 것이다.

비트코인 시세는 이날 2만950.82달러(약 2695만원)로 전날 고점(2만6795.59달러·약 3447만원) 대비 하루 만에 약 22% 급락했다. 지난해 11월 사상 최고가 대비로는 약 7개월 만에 70%가 빠졌다. 이더리움은 하루 만에 24% 이상 폭락, 1000달러(약 129만원) 선을 위협받고 있다.

■S&P500도 약세장 진입

증시도 대폭락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폭락세로 마감했다. 뉴욕연방은행의 소비자 기대 조사에서 1년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6.6%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자 다우존스지수는 2.79% 떨어졌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88%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지수는 4.68%나 폭락했고, 러셀2000지수도 4.76% 급락하는 등 모든 지수가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시황을 가장 잘 반영하는 S&P500 지수는 약세장에 진입했다. S&P500 지수는 약 3주 전 장중 약세장에 일시적으로 진입한 적은 있지만 그동안 마감가 기준으로는 약세장을 피해왔다. 그러나 이날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였던 2020년 3월 이후 처음으로 약세장에 진입한 상태에서 장을 마쳤다.

S&P500 지수가 급격한 매도세 끝에 3400으로 곧바로 추락할 수 있다는 이른바 '6월 졸도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코스피 1년7개월 만 2500 밑으로 추락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1.54p(0.46%) 하락한 2492.97에 거래됐다. 전날 91.36p(3.52%) 급락하며 '검은 월요일'을 연출했던 코스피는 이틀째 약세를 보이며 이 기간 102p 넘는 급락세를 보였다.

외국인은 지난 2일부터 8거래일 연속 유가증권 시장에서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지난 9일에는 하루 1조원 가까운 순매도 대금을 기록하는 등 이달 들어서만 약 3조원에 달하는 대량 이탈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코스피가 하반기 지수 하단이 더 열려 연말 2400까지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기침체가 심해지면 2150까지 떨어질 가능성까지도 나온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역대 경기둔화 및 연준의 긴축 국면에서 미국 증시가 23~25% 정도 하락한 것을 코스피에 적용하면 2450~2550 정도"라며 "경기침체 변수를 더한다면 최소 35% 이상 하락해 2150 선까지 밀릴 수 있다"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최두선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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