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화제 탱크 내부 센서 '오작동'... 누리호 발사일정 불투명

      2022.06.15 18:17   수정 : 2022.06.15 21:20기사원문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 발사가 전자장비를 감지하는 센서가 신호를 감지하지 못해 또다시 연기됐다. 당초 16일 실제 인공위성을 싣고 하늘로 오를 계획이었지만 점검 후 발사날짜를 다시 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점검 후 발사에 성공한다면 누리호가 인공위성을 정상적으로 궤도에 올릴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게 된다.

또한 국내 기술로 만든 우주탑재체들의 성능을 확인하는 역할도 하게 된다.

이번 발사가 1차 발사와 또 다른 점은 지난해 10월 1차 발사 때 문제가 됐던 누리호 3단의 산화제탱크 내부를 개선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기술진이 간과했던 진동과 압력을 다시 계산하고 탱크 내부부품을 재설계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보강했다.

■진짜 위성을 품고 쏜다

누리호는 첫 발사에서 1.5t의 모형위성만 실었다. 하지만 이번 2차 발사에서는 누리호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특별히 제작된 성능검증위성이 실린다.


15일 항우연에 따르면 누리호는 발사 궤도상에서 성능검증위성을 먼저 분리하고 그다음에 1.3t 위성 모사체를 분리한다. 1차 발사 때보다 중간과정이 한단계 더 늘었다.

항우연 고정환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 본부장은 "162.5㎏의 실제 동작하는 위성을 싣고, 전체적으로 1.5t 무게를 맞추기 위해 1.3t의 모형위성도 함께 싣는다"고 설명했다. 이 성능검증위성은 3가지 임무를 띠고 우주로 나간다.

먼저 성능검증위성은 제일 중요한 임무라고 볼 수 있는 누리호의 투입성능을 검증한다. 다음으로 성능검증위성은 4개의 큐브위성을 품고 궤도에 올라 안전하게 사출하는 임무도 있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우리나라가 우주 핵심기술과 관련해 개발한 부품의 성능을 테스트한다. 이 부품은 향후 달탐사개발사업과 심우주탐사사업에 활용될 예정이다.

고 본부장은 "누리호가 고도 700㎞에서 궤도 속도를 달성 후 위성을 분리하면 임무에 성공한다"고 말했다.

발사 후 2시간 동안 성능검증위성이 지상국과 지속적으로 교신한다. 발사 4시간 뒤에는 남극 세종기지에서 위성의 자세정보를 확인하고, 발사 다음 날 지상국가의 원활한 교신으로 위성의 상태를 보다 정밀하게 확인하게 된다.

■1차 발사 때 문제 해결

항우연은 1차 발사 때의 결함을 해결했다. 문제가 됐던 3단 산화제탱크 내부 보강작업을 지난 4월까지 마쳤다. 산화제탱크의 상부 맨홀 덮개를 보강하고 내부 헬륨탱크 고정장치를 더 튼튼하게 만들어 교체했다. 고 본부장은 "3단은 이미 조립이 돼 있던 상태여서 일부 분해해 산화제탱크 안으로 사람이 들어가 교체작업을 진행했다"며 "탱크 내부가 다른 부분품도 워낙 많이 들어가 있고, 잘못 건드리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작업이 까다로웠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21일 누리호는 고도 700㎞에 올랐지만 3단 엔진이 조기 종료돼 모형위성을 궤도에 투입하는 데 실패했다.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은 발사 직후 발사조사위원회를 꾸려 조사에 나선 지 2개월 만에 원인을 파악했다.
원인파악이 예상보다 빨랐던 이유는 실제 비행에서 얻은 총 2600여개의 텔레메트리 데이터를 덕분이었다. 분석 결과 누리호가 비행 중 가속도가 붙으면서 각종 진동이 3단 산화제탱크에 전달됐고, 산화제탱크 내부의 헬륨탱크에 가해지는 부력으로 인해 하부 고정장치가 버티지 못하고 부러졌다.
그러면서 산화제 가스까지 유출되면서 3단 엔진이 계획된 연소시간보다 일찍 종료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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