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자영업자 "인건비 부담으로 직원 고용은 꿈도 못꾼다"
2022.06.20 15:02
수정 : 2022.06.20 15:02기사원문
(울산=뉴스1) 김기열 기자 = "인건비 부담이 걱정돼 직원 고용은 꿈도 못꾸고 있다."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하루 앞둔 20일 점심시간 울산 남구의 한 작은 커피숍을 운영하는 A씨(50)가 본지 기자에게 한숨을 쉬며 하소연했다.
A씨는 점심을 먹고 커피를 손님들이 몰리자 혼자서 주문을 받고 음료까지 만드느라 눈코뜰새 없이 바쁘게 움직였다.
그는 "평소에는 함께 가계를 운영하는 언니와 2명이서 주문을 받고 음료를 만들기 때문에 큰 어려움이 없이 가계를 운영했지만 오늘과 같이 한 명이 볼일이 있어 자리를 비울 경우 정신없이 바쁘다"며 "직원 1명을 고용할까도 생각했지만 너무 오른 인건비가 너무 부담이 돼 포기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여기에 최근 들어 급격하게 오른 재료가격과 임대료도 A씨와 같이 코로나19 위기를 겨우 넘긴 자영업자들에게는 큰 부담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물가 급등에다 최저임금 부담까지 커진 자영업자들이 극심한 고통에 내몰리고 있어 내년도 최저임금을 동결 혹은 인하해야 한다고 목소리가 높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절반이 넘는 51.8%가 현재 최저임금(시급 9160원)이 경영에 많이 부담된다고 응답했다.
또 내년도 최저임금 적정 수준과 관련해선 ‘동결’이나 '인하' 해야한다는 의견이 56.2%나 됐으며, 특히 A씨처럼 최저임금 인상에 직접 영향을 받는 소규모 가계일수록 더 절실한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외식 수요와 여가·문화 생활도 증가하고 있지만, 원재료값과 임대료 등 물가상승으로 주변 기대와 달리 자영업자의 절반 이상(53.2%)은 올해 경영 실적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보다 악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울산 소상공인협회 한 관계자는 "자영업자들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고물가에 시달리게 됐다"며 "여기에 최저임금까지 올라간다면 더는 버틸 수가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은 다시 물가를 상승시키는 악순환을 반복하기 때문에 합리적 수준에서 결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저임금위원회는 21일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제6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 심의를 진행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공익위원 각 9명씩 총 27명으로 구성되며, 주요 안건에 대한 논의 후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하면 각 안건을 표결에 부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