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첫 검찰 인사에 법조계에선 '윤석열', '특수통', '총장 패싱' 거론
2022.06.23 16:29
수정 : 2022.06.23 16:2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새 정부의 첫 검사장 정기 인사가 이루어지자 23일 법조계에선 인사 키워드로 '윤석열', '특수통', '총장 패싱'등을 거론하고 있다. 법무부가 진행한 검찰 인사에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어느정도 담겼다는 분석이다. 특수통 약진이 두드러졌고, 여전히 검찰총장이 없는 상태에서 인사가 진행돼 차기 총장이 '식물 총장'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승진 대상자 면면을 살펴보면 대부분 윤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던 검사들이다.
우선 윤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봉수 서울고검 검사(사법연수원 29기)는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승진했다.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은 전국 특수수사를 지휘하는 요직이다. 신 검사는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낼 당시 형사3부장으로 근무했다. 특수 1부장을 거친 뒤 검찰총장 시절에는 중앙지검 2차장검사도 역임한 바 있다.
검찰총장·대검 차장검사에 이은 검찰 서열 3위인 대검 기획조정부장에는 송강 청주지검 차장검사(29기)가, 대전고검장에는 이두봉 인천지검장이 각각 발탁됐다. 송 차장검사는 검찰 내 대표적인 '공안통'으로 꼽히며, 이 지검장은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서 대전지검장 재직 당시 월성 원전 수사를 진두지휘한 바 있다.
대검 형사부장에는 황병주 서울고검 검사(29기)가, 대검 과학수사부장에는 정진우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30기)가 발탁되는 등 윤 대통령이 검사 시절 지근거리서 보좌한 인물들이다.
이밖에 서울시에 파견 중인 노만석 중앙지검 부부장검사(29기)는 서울고검 차장검사로 승진했다. 임관혁 서울동부지검장, 정영학 서울북부지검장, 신응석 의정부지검장 등 승진 보임된 인사들 대부분은 모두 '윤석열' 사단으로 불린다.
인사 후에는 '총장 패싱'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윤 정부 첫 검찰 인사지만 여전히 검찰총장 인선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총장 인선이 늦어지는 이유도 한 장관에게 인사 전권을 주기 위한 포석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현재 총장 공석이 47일째로, 역대 최장기를 겪는 실정이다. 검찰청법상 '법무부 장관은 총장의 의견을 들어 검사의 보직을 제청한다(제34조 1항)'는 조항이 있는 만큼 그간 장관들은 총장과 심도 있게 논의를 해왔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총장 인선에 나서지 않는 것을 두고 "일부러 총장 인선을 미루고 한 장관 마음대로 검찰 인사를 하려는 것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한 장관의 인사권이나 조직 장악력에 대해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서 "우리 법무부 장관이 능력이라든지 이런 것을 감안해 (인사를) 제대로 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총장 공백 상태에서 이뤄진 검찰 인사를 통해 검찰청법 취지를 어겼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윤 대통령이 한 장관을 감싼 것이다.
'한 장관이 검찰총장이 없는 가운데 인사를 하면서 (공석 중인) 총장 패싱 우려가 나온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총장이 식물이 될 수 있겠나"고 반문하기도 했다.
검찰총장 직무대리를 맡고 있는 이원석 대검찰청 차장검사는 이날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법무부와 충분한 협의 과정을 거쳤고, 검찰 입장을 충분히 제시했다"면서 "법무부가 어떤 총장이 와도 참모들과 함께 지휘해 일할 수 있도록 부족함이 없게끔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인사를 단행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