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피살공무원 시신소각 왜곡 지시, 서주석 전 안보차장이 했다"
2022.06.24 07:57
수정 : 2022.06.24 07:57기사원문
하태경 국민의힘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TF 위원장은 23일 국방부 방문 조사 후 기자들과 만나 "당시 청와대가 개입해 국방부가 입장을 바꿨는데 지시한 책임자가 서주석 전 1차장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이씨가 사살된 2020년 9월 24일 "(북한이) 우리 국민에 대해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다"며 이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흘 뒤인 27일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로부터 사건 관련 주요 쟁점 답변지침을 받은 뒤 "시신 소각이 추정되며, 정확한 사실 확인을 위해 공동 조사가 필요하다"고 발표 내용을 바꿨다.
하 위원장은 "서 전 차장은 국방부에 지침을 보내 시신 소각으로 확정한 입장을 바꾸라고 했다"며 "국방부가 입장을 번복하라는 안보실 공문을 받았다고 확인해 줬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 전 차장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에서 우리가 이미 발표한 '시신 소각' 입장과 북한이 보내온 통지문에 나온 '부유물 소각' 표현 등을 비교하고, 우리의 입장에 기초하되 차이점은 조사를 통해 밝혀 나가자고 검토한 적이 있다"며 "NSC 사무처가 회의문서를 망으로 배포하는데, 그걸 사무처장이 왜곡 지시했다는 것은 엄청난 곡해"라고 해명했다. 당시 서 전 차장은 NSC 사무처장을 겸하고 있었다.
하 위원장은 또 문재인 정부가 이씨 월북의 근거로 제시한 SI(특별정보, 대북 감청 자료)에 대해 "7시간의 대화 내용을 정리한 수백 페이지 이상 분량"이라며 "그런데 '월북'이라는 표현은 딱 한 문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하 위원장은 이번 조사에서 SI를 열람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해경 뿐만이 아니라 국방부에도 마찬가지로 대통령의 구조 지시가 없었다고 한다"며 "구조 지시 뿐만이 아니라 아무런 지시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국방부·해양경찰청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이씨가 북한군에 붙잡혀있다는 보고를 받고도 사망할 때까지 아무런 지시도 내리지 않았다"고 TF에 보고했다.
특히 하 위원장은 이씨가 생존해 있을 당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서면보고가 18시 36분께 있었다고 밝혔다. 하 위원장은 "대통령이 해경에도 아무 지시를 안했다고 했는데, 국방부에도 구조 지시를 하지 않았다"면서 "구조 지시뿐만 아니라 아무런 지시도 없었다"고 말했다. 결국 이씨는 대통령 보고가 이루어진 지 3시간 만인 오후 9시 40분 북한군에 의해 사살됐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