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韓 등 나토 참석 놓고 '신경전'....브릭스, '제재·포위망 비판'

      2022.06.24 09:19   수정 : 2022.06.24 09:19기사원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과 러시아 주도의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경제 5개국)가 미국 등 서방을 견제하며 동조 세력 확보에 나섰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 한국 등이 참석하는 것을 놓고는 “분열과 대항 선동”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미국은 “중국은 거부권이 없다”고 맞받아쳤다.



■중·러, 제재와 패권주의 비판
24일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과 이타르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회상으로 개최된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우리는 냉전적 사고와 집단 대결을 지양하고 독자 제재와 제재 남용에 반대하며 인류 운명공동체의 ‘대(大) 가족’으로 패권주의의 ‘소그룹’을 넘어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경제 회복을 위해 힘을 결집하고 거시정책 조정을 강화하며, 산업망과 공급망을 안정되고 원활하게 보장해야 한다”면서 “‘수준 높은 파트너십을 구축해 글로벌 발전의 새 시대를 함께 열자’는 이번 회의 주제와 관련해 회원국간에 교류를 심화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게 제재를 가하며 중국 포위망을 확대하고 있는 서방의 행보를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서방국가는 미국 주도로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와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안보협의체), 오커스(미국·영국·호주 안보동맹), 파이브아이즈(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기밀정보 공유 동맹) 등을 잇따라 결성했다.

또 서방국가는 26∼28일 독일에서 주요 7개국(G7·미국·영국·일본·독일·프랑스·캐나다·이탈리아) 정상회의, 29∼30일 스페인에서 나토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회의 주요 의제는 러시아 제재 공고화와 중국의 일대일로(육·해상 신실크로드) 맞서는 ‘세계 인프라 구상’ 출범으로 알려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서방 국가들이 거시 경제 정책에서 자신들이 저지른 실수들로부터 관심을 돌리기 위해 금융 메커니즘을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만 회의 뒤 나온 75개항의 ‘베이징 선언’에는 중국과 러시아가 강조해온 대 러시아 제재 반대 문구가 명시되지 않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담판을 지지한다”고만 밝혔다.

브릭스 회원국이면서 미국 주도의 쿼드에도 몸담고 있는 인도가 러시아 쪽으로 과도하게 치우친 내용에는 이견을 냈을 가능성이 있다. 선언에는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지지 표명도 담았다.


■나토에 韓 참석 놓고 美中 신경전
중국은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이 나토 회의에 참석하는 것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북대서양의 지리적 범주가 아니다”라며 “아태 지역 국가와 국민은 군사집단을 끌어들여 분열과 대항을 선동하는 어떤 언행에도 결연히 반대한다”고 비난했다.

나토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영향력 상승에 대한 대응 방안을 의제의 하나로 논의키로 한 데 대해선 “나토는 명백히 북대서양 군사조직인데 근년 들어 아태 지역에 달려와서 위세를 떨치며 유럽의 집단 대항의 길을 아태 지역에 복제하려 한다”며 “아태 국가와 국제사회의 높은 경계심과 결연한 반대를 유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같은 날 언론 브리핑에서 중국이 한국의 참여를 반대한다는 질문을 받자, “중국은 한국이 무슨 회의에 참여할지에 관한 거부권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번 회의는 아시아판 나토에 관한 것이 아닐뿐더러, 나토는 대서양 연안 국가 간 안보 동맹”이라며 “우리는 한국이 참여하는 데 대해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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