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땅 다시 열렸다"... 은행·보험사, 앞다퉈 동남아로
2022.06.26 18:29
수정 : 2022.06.26 21:17기사원문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 KB금융, 하나은행 등 은행권과 삼성화재, 삼성생명, 현대해상, 신한라이프,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코리안리 등 보험사들이 엔데믹을 겨냥해 글로벌 시장 리스타트 전략을 짜고 있다.
■은행권, 플랫폼기업 인수로 동남아 공략
최근 은행권에서는 동남아 플랫폼기업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신한카드가 최근 베트남 플랫폼기업인 티키의 지분 10%를 인수했고, 지난 2019년에는 인도네시아 부칼라팍의 일부 지분도 인수했다. 이는 동남아 이커머스 등 플랫폼기업들이 향후 인터넷뱅킹 등 금융산업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KB금융도 KB인베스트먼트를 앞세워 동남아 기업 투자에 나서고 있다. KB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19년 인도네시아 텔콤그룹의 자회사인 MDI벤처스와 손잡고 센타우리펀드를 조성한 후 인슈어테크 업체인 코알라, 물류 스타트업 팍셀, 싱가포르의 최대 소셜커머스 플랫폼기업인 위바이, 인도네시아 1위 뱅킹서비스 솔루션 기업인 세르마키 등에 투자했다.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은 동남아에서 국민 메신저 지위를 갖고 있는 라인과 손잡고 지난해 7월 모바일 기반의 해외 디지털 은행인 라인뱅크를 열었다. 라인뱅크는 출범 10개월 만인 올해 5월까지 36만명 이상의 신규 고객을 유치한 바 있다.
■보험사, 현지 합작법인과 합종연횡
보험사들은 주로 현지 합작기업과 영업을 진행한다는 전략이다. 삼성화재는 지난 2010년부터 각 나라의 현지 기업에 투자하거나 합작하는 인오가닉 방식으로 해외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이사회 멤버로 경영에 참여 중인 영국 캐노피우스사와 미국, 싱가포르 시장에서 사업 협력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아시아 시장에서는 중국법인과 베트남법인이 현지 제휴를 통해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 즉 중국에서는 텐센트와 협업을 진행하고, 베트남에선 피지코사와 협업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삼성생명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중국과 태국에 거점을 마련한 상태다. 지난 2005년 진출한 중국합작사 '중은삼성'과 지난 1997년 태국에서 시작한 '삼성생명(태국법인)'은 최근 사업 안정화 단계를 넘어서 성과 창출의 단계로 진입한 상태다. 중은삼성은 지난해 말 전국 14개 성급 지역에 영업 거점을 운영 중이며 은행 제휴지점 수는 4767개로 늘었다. 향후에도 매년 2~3개 분공사 신규 설립을 통해 중국 전역에 거점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현대해상의 경우 현재 일본, 중국, 미국 등지에서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 전체 해외점포 수입보험료는 지난 2006년 약 391억원에서 지난해 약 3565억원으로 15년 만에 9.1배 성장했다. 특히 중국 법인은 지난 2020년 4월 세계 최대 PC 제조업체인 중국 레노버와 중국 최대 차량 공유업체 디디추싱과 손잡고 합자보험사로 새출발했으며 광둥성 광저우지점 설립을 시작으로 후베이성 우한지점, 쓰촨성 청두지점을 개점하고 현지 영업을 시작했다.
신한라이프는 엔데믹을 대비해 올해 1월 첫 해외법인인 신한라이프 베트남법인(SHLV)을 정식으로 출범하고 영업을 개시했다. 베트남은 평균연령이 낮아 경제활동인구가 많으면서 보험침투율(GDP대비 총보험료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다. 이에 신한라이프 베트남은 보험시장의 높은 성장잠재력을 고려해 보험 본연의 가치를 제공하는 보장성 상품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KB손해보험은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PT. KB 인슈어런스 인도네시아를 통해 현지 시장 확대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그룹의 주요 계열사가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하면서 그룹시너지 창출 활동에 힘입어 현지고객 대상 보험상품 판매채널이 강화되고 있다. 올해부터 은행과 직거래 확대를 통한 수수료 절감 및 방카슈랑스 확대, 카드(KB FMF) 내구재 보험 논의 및 점유율 확대, 캐피털(SKBF)과의 공동마케팅 활성화 등 계열사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노력해 보험매출 확대에 집중할 예정이다.
DB손해보험도 지난 2021년 100% 지분 인수한 하와이 소재 손해사정사(John Mullen & Co.)의 성공적인 사업 안착으로 인수 첫해부터 27억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하고 있다. 또한 미국 현지 보험사와의 본격 경쟁을 위해 미국 본토 일반보험 확대를 추진 중이다. 올해 5월 말 기준으로 조지아, 애리조나주에서 사업면허를 취득했고 매사추세츠주는 6월, 나머지 주들은 올해 안으로 모두 사업면허를 취득할 예정이다.
코리안리는 현재 총 13개의 해외 거점을 확보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인 싱가포르, 홍콩, 말레이시아 등에서는 코로나19 기간 중 유실된 중개지분을 회복하는 것이 목표다. 또한 코로나19 기간인 2020년 설립한 중국 상하이지점과 2021년 설립한 미국중개법인은 신규 사업기획을 발굴해 현지 거래사와 협력관계 구축에 힘쓸 계획이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이병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