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분노로 경호원에 돌진했다" 전 백악관 보좌관

      2022.06.29 03:55   수정 : 2022.06.29 03:5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지난해 1월 6일(이하 현지시간) 자신의 리무진 안에서 의사당에 갈 수 없다는 말을 듣자 불같이 화를 내며 경호원에게 달려들었다고 백악관 전 보좌관이 증언했다.

CNN, CNBC, 포브스 등 외신에 따르면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 수석보좌관을 지낸 캐시디 허친슨은 28일 하원 의사당 난입사건 청문회에 출석해 대통령 리무진 안에서 당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전했다.

허친슨은 자신이 들은 얘기라면서 당시 리무진 안에서 트럼프가 욕설을 섞어 "나는 '젠장할(F*****g)' 대통령이다.

지금 당장 의사당으로 데려가라"고 경호원에게 소리쳤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트럼프는 또 의사당 난입 폭도들에 대해 "그들이 무기를 가졌는지는, 빌어먹을(F*****g) 내 관심사가 아니다.
그들은 나를 해치기 위해 거기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어 "저 빌어먹을(F*****g) 계집들(mags)을 치워라. 내 사람들이 여기서부터 의사당까지 행진할 수 있도록 해라"라고 말했다고 허친슨은 전했다. 계집들은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주변 인물들을 말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당시 대통령 선거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백악관 밖에 몰려든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연설한 뒤 곧바로 의사당으로 가고자 했다. 트럼프는 또 백악관 앞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의회로 행진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 승리 확정에 '싸우라'로 촉구하기도 했다.

허친슨은 아울러 의사당 난입이 일어난 1월 6일보다 나흘 앞선 지난해 1월 2일 메도스 비서실장이 "1월 6일에는 상황이 정말, 정말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자신이 당시 트럼프 변호사였던 루디 줄리아니와 대화한 뒤 메도스가 자신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밝혔다.

줄리아니도 그 자리에서 "우리가 의사당으로 향하게 할만한 뭔가가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허친슨은 증언했다.

허친슨은 아울러 백악관에서 당시 의사당 난입 주동세력으로 뒤에 판명 난 극우 단체 '프라우드 보이스'와 '오스 키퍼스'라는 단어를 들었다고 밝혔다.

트럼프와 줄리아니를 비롯한 그의 참모들이 의사당 난입을 뒤에서 부추겼을 개연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허친슨은 또 윌리엄 바 당시 법무장관이 AP와 인터뷰에서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 법무부가 그 어떤 광범위한 부정선거 정황도 포착하지 못했다고 밝히자 트럼프가 점심 식사가 담겨 있던 접시를 산산조각 냈다고 증언했다.

한편 CNN에 따르면 트럼프 보좌진들은 허친슨이 이날 증언에서 폭로한 내용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한 보좌관은 "이건 폭탄이다. 경악스럽고 충격적이다. 이건 짐승에 관한 얘기다. 말을 잇지 못하겠다. 그저 경악스럽다"고 말했다.

보좌관들, 측근들간 그룹 메시지를 주고 받는 한 트럼프 보좌관은 이 그룹에서 "그 누구도 이 사안을 가볍게 보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지금까지의 의사당난입 청문회는 큰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허친슨의 이날 증언은 트럼프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그에 대한 평가를 바꿔놓을 것이란 우려다.

아울러 한 트럼프 보좌관은 이날 허친슨이 증언에서 트럼프의 변덕스러운 행동과 1월 6일 의사당 난입에 관한 그의 입장을 폭로함에 따라 2024년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하려는 공화당내 트럼프 경쟁자들이 경선을 좀 더 수월하게 치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허친슨 증언은 공화당에서 트럼프와 대선 후보 자리를 놓고 각축전을 벌이는 론 디산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에게는 마치 TV광고 같은 효과를 가져다 줬다고 덧붙였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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