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20% 급락한 구리값… 전선업계 ‘비상’

      2022.07.07 17:58   수정 : 2022.07.07 17:58기사원문

그동안 무섭게 치솟았던 구리값이 최근 하락하면서 전선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구리 가격에 제품 판매가격이 연동되는 전선업계의 특성 때문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위험관리에 취약한 중소 전선업계의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현지시간) 기준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구리 현물 가격은 t당 7526달러다. 불과 한달전인 6월 7일 t당 9612달러, 3개월 전인 4월 7일 1만292달러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각각 21.7%, 26.8% 떨어졌다.
이에 전선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구리는 전선 원재료비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전선업계는 이를 판매가에 연동하는데 구리 값이 급락하면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통상 전선회사는 고객사로부터 수주를 받으면 그에 해당하는 양만큼 구리를 매입하고 이후 물건을 판매하는 시점에 구리 가격에 연동해 값을 정한다. 정확한 연동 기준은 품목조정률이나 지수조정률이 3% 이상 증가하거나 감소할 때다. 예를 들어 구리를 매입할 당시 가격을 t당 100원, 판매시 절반 가량 내려간 50원으로 가정하면 내려간 만큼 기준에 따라 가격을 낮춰서 팔게 된다.

반대로 판매 당시 구리 가격이 100원보다 오르면 그에 맞게 연동해서 판매할 수 있다. 따라서 같은 양을 팔아도 매출 규모가 커진다. 실제로 구리 가격이 크게 올랐던 올해 1·4분기 LS전선의 매출은 1조711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3355억원) 대비 28.1% 올랐다. 같은 기간 대한전선도 5894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4442억원) 대비 32.6%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구리 가격 상승이 전선업계에 호재로 작용하는 이유다.

업계는 대형사보다 중소 전선업계에 타격이 더 클 것으로 전망했다.


LS전선, 대한전선 등 대형사들이 연간계약, 구리 선물 거래 등을 통해 헷징(방어)을 진행하고 있는 것과 달리 중소형사는 상대적으로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대형사 중에서는 구리 대량 구매를 통해 일정부분을 비축하고 있는 곳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형 전선업계 관계자는 "전선업계는 구리 가격이 너무 올라도 문제, 떨어져도 문제"라면서 "현재 리스크 관리를 잘 할 수 있도록 상황을 면밀히 관찰 중"이라고 설명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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