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3천억원 LIV제안 거절'우즈, "LIV시리즈 참여는 배신행위"
2022.07.13 14:51
수정 : 2022.07.13 14:53기사원문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을 등에 업은 LIV 골프 시리즈로 떠난 선수들에게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 우즈는 12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파이프주의 세인트앤드루스에서 열린 제150회 디오픈 공식 기자회견에서 "LIV 시리즈로 옮긴 선수들은 지금의 그들을 있게 해준 곳에 등을 돌린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계 남자 골프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DP 월드투어(옛 유러피언투어)가 양분해왔으나 올해 LIV 시리즈가 출범하면서 균열이 생기고 있다. 막대한 '오일 머니'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정상급 선수들이 LIV시리즈 합류를 선언하자 PGA투어와 DP월드투어는 자격 정지라는 초강수로 맞불을 놓았다.
현재 LIV시리즈로 떠난 선수는 필 미켈슨, 더스틴 존슨, 브룩스 켑카, 브라이슨 디섐보(이상 미국),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이언 폴터(잉글랜드), 재미동포 케빈 나 등이다.
우즈는 LIV골프로부터 10억달러(약1조 3000억원)의 계약금을 제시 받았으나 일언지하에 거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저스틴 토머스(미국) 등이 꾸준히 LIV시리즈와 대립각을 세웠다. 우즈가 자신의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즈는 "세계 랭킹 포인트도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LIV 시리즈로 옮긴) 선수 중 일부는 앞으로 메이저 대회에 출전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PGA투어와 DP월드투어가 주관하지 않은 메이저대회는 LIV시리즈로 옮긴 선수들도 자격이 되면 출전 가능하다. 디 오픈은 R&A가 주관하는 대회여서 LIV시리즈로 옮겨간 선수들 중 세계랭킹 상위 랭커와 역대 우승자는 출전한다.
우즈는 거액의 계약금을 받고 옮긴 선수들의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많은 돈을 받았는데 훈련에 대한 동기부여가 되겠느냐"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예를 들어 디섐보 같은 경우다. 디섐보는 LIV로 옮기면서 1억2500만 달러(약 1000억원)가 넘는 계약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즈는 LIV 시리즈를 주도하는 '백상어' 그렉 노먼(호주)에 대한 비판적 입장도 밝혔다. 우즈는 "노먼이 1990년대에도 이런 식의 다른 투어를 만들려고 한 것을 알고 있다"며 "그때는 노먼의 시도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이번 상황도 골프 경기에 어떤 좋은 영향을 줄 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우즈는 자신이 '골프 성지'로 불리는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열리는 디 오픈에 다시 출전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고 내다봤다. 우즈는 "내가 앞으로 이곳에서 열리는 디오픈에 더 나올 수 있을 지 모르겠다"며 "그래서 더욱 올해 대회에 출전하고 싶었다. 여기에서 열리는 디오픈에 한 번 더 출전하게 된다면 엄청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브리티시오픈은 영국 내 10개의 링크스코스를 돌며 열리는데 이미 2025년까지는 개최지가 정해진 상태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