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강제북송 재반격 "귀순의사 없었다는 건 궤변"
2022.07.17 16:53
수정 : 2022.07.17 16:5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문재인 정부시절인 2019년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 재조사와 관련,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실이 17일 재반격에 나섰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지낸 정의용 전 실장이 이날 당시 북송됐던 탈북 어민에 대해 "그들은 희대의 엽기적 살인마들이다. 애당초 남한 귀순의사가 없었다"고 밝힌 것에 대해 최영범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궤변"이라고 일축했다.
아울러 △조사 과정의 조기 종료 △탈북어민의 귀순 여부 △법적용의 문제 등 문제점을 조목조목 제시하면서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은 반인륜적 행위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재발 방지를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재차 다짐했다.
최영범 홍보수석은 이날 서울 용산 청사 브리핑룸에서 탈북 어민 문제 관련 입장을 통해 "야당과 지난 정부의 관련자들이 해야 될 일은 정치 공세가 아니라 조사에 성실하게 협조해 진실을 밝히라는 국민의 요구에 응답하는 것"이라며 이 같이 강조했다.
최 수석은 "제대로 된 조사도 없이 탈북 어민을 엽기적인 살인마라고 규정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당연히 우리 정부 기관이 우리 법 절차에 따라서 충분한 조사를 거쳐서 결론을 내렸어야 마땅한 일"이라며 정 전 실장의 주장을 맞받았다.
탈북 어민들의 귀순 의사 여부를 놓고서 최 수석은 "이 사람들이 자필로 쓴 귀순의향서는 왜 무시했다는 말인가"라며 "이 사안의 본질은 당연히 대한민국이 받아들여서 우리 법대로 처리했어야 될 탈북 어민들을 북측이 원하는 대로 사지로 돌려보낸 것"이라고 반박했다.
탈북 어민이 실제로 동료 16명을 살해했는 지에 대한 여부보다 제대로 된 절차를 무시한 채 강제북송된 것에 초점을 맞춘 대통령실은 당시 북송 과정에 대한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본인 자백 외에는 물증이 전무한 상황에서 추가적인 조사가 반드시 필요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는 신호정보(SI)에만 의존해 탈북 사실을 사전에 파악하고, 우리 측으로 넘어오기도 전에 흉악범 프레임을 씌워 해당 어민의 북송을 미리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통령실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가 SI의 보안을 강조하면서도, 실제로는 이를 북한 당국의 입장에 부합하도록 활용했다는 의혹이 있음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이어 보통 한 두달 걸리는 탈북한 사람들에 대한 검증과정을 2~3일내에 끝내는 등 정보기관 합동심문 과정을 졸속 처리한 것도 문제라고 대변인실은 지적했다.
이와 관련, 대변인실은 "전 정부는 귀순한 탈북자도 헌법상 우리 국민으로 간주하는 국내법과 강제송환금지 원칙 등 국제법을 무시하며 귀순자의 범죄행위만 부각시켰다"며 "인권과 법치를 강조하는 문재인 대통령도 과거 페스카마호에서 우리 국민을 살해한 외국인 선원들도 우리 동포로서 따뜻하게 품어줘야 한다고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