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원숭이두창' 비상사태 선언 일파만파, 美도 비상사태 검토
2022.07.26 12:36
수정 : 2022.07.26 19:59기사원문
미 워싱턴포스트(WP)는 25일(현지시간) 관계자를 인용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원숭이 두창 감염 사태를 공중보건 비상사태로 선언할지 고민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WHO는 23일 PHEIC를 선언하고 원숭이 두창이 새로운 방식으로 퍼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프리카 중서부의 풍토병이었던 원숭이 두창은 지난 5월 영국을 시작으로 유럽에 퍼졌으며 점차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감염되면 천연두와 마찬가지로 발열, 두통, 근육통, 임파선염, 피로감 등 초기 증상이 나타난다. 이후 수포와 딱지가 피부에 생긴다. 통상 수주 내에 회복하지만 중증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잠복기는 5∼17일이고 치사율은 변종에 따라 1~10% 수준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5일 기준 전세계 감염자는 1만8095명이며 총75개국에서 환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환자의 약 70%는 유럽에서 확인됐다. 미국 내 확진자는 3846명이며 지난 22일에는 어린이 확진자도 확인됐다.
WP는 관계자 사이에서 비상사태 선포를 놓고 의견이 갈린다고 설명했다. 일부 보건 당국자들은 정부가 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하기 위해서 비상사태 선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비상사태 선언은 상징적일 뿐이고 백신 부족 등 기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WP는 관계자들이 늦어도 이번주 후반에는 비상사태 선언이 이뤄지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당국이 80만회 분량의 추가 백신 확보를 발표하며 비상사태 선포를 추진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경우 PHEIC 선언 직후 전세계를 상대로 1단계 여행 주의 경보를 발령했다. 해당 경보는 총 4단계 경보 가운데 가장 낮은 단계다. 일본에서는 26일 도쿄도에서 첫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확인됐으며 현지 언론들은 해당 질병이 크게 번지지 않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일본 국립감염병연구소는 "조기 환자 발견과 접촉자 추적으로 감염의 연쇄를 끊는 것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중국에서는 아직 공식적인 환자가 나오지 않았다. 중국 세관은 24일 공고문에서 PHEIC 선언을 언급하고 원숭이 두창 발병 국가에서 입국한 사람들 가운데 감염 위험이 있는 사람들은 자진 신고하라고 요구했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23일 보도에서 중국이 과거 코로나19을 이겨냈다며 원숭이 두창도 억제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인도 역시 긴장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24일 뉴델리 거주 남성이 첫 원숭이 두창 환자로 확인됐다. 앞서 3명의 환자가 더 발견됐지만 이들은 모두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입국한 사람들이었다. 24일 확인된 환자는 해외 여행 경력이 없었다. 아르빈드 케지리왈 델리주 총리는 트위터에 "원숭이 두창 첫번째 사례가 뉴델리에서 감지됐다"며 "환자는 회복 중이며 당황할 필요는 없다. 상황은 통제되고 있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