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이자 부담에 전세 NO"… 서울 전셋값 39개월만에 하락

      2022.07.26 18:05   수정 : 2022.07.26 18:05기사원문
서울 아파트의 평균 전세 가격 상승세가 3년3개월만에 꺾였다. 재계약 증가 등으로 신규 전세 수요가 위축되면서 매물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금리인상이 본격화되면서 전월세 전환율은 1년여 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26일 KB부동산 월간 주택가격통계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7788만원으로 전월(6억7792만원) 대비 하락했다. 서울의 아파트 전세 가격이 하락한 것은 2019년 4월(4억6210만원) 이후 처음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올해 6월까지 꾸준히 상승했다. 1월 6억6932만원에서 2월 6억7257만원, 3월 6억7419만원, 4월 6억7570만원. 5월 6억7709만원 등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달 들어 강남권과 강북권 모두 평균 전셋값이 하락했다.
강북 14개구의 평균 전셋값은 지난달 5억6066만원에서 이달 5억6059만원으로 하락했고, 강남 11개구는 7억8820만원에서 7억8809만원으로 낮아졌다.

최근 전세물량은 늘어난 반면 신규 전세수요는 급감해 전셋값을 끌어내린 것으로 보인다. 계약갱신청구권 사용으로 재계약이 늘고 전셋값 급등에 따른 금리 부담 등이 전세 수요를 위축시켰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세 물량이 늘어난 것도 한몫했다. 부동산빅데이터 업체 아실이 집계한 25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물량은 3만1324건이다. 1개월 전의 2만7965건보다 12%(3359건)나 늘었다.

또 대출금리 상승으로 월세나 반전세(전세+월세)를 찾는 세입자는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서울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은 3.21%로, 지난달(3.19%) 대비 소폭 상승했다. 전월세 전환율은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했을 때 적용되는 연 환산이율이다.

이는 지난해 6월(3.22%) 이후 1년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이에 한국부동산원의 전세수급 지수도 지난 18일 92.5로 집계돼 6월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 동향도 마찬가지다. 경기도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월 3억9206만원에서 7월 3억9161만원, 인천 아파트는 2억1570만원에서 2억1481만원으로 낮아졌다. 수도권의 전셋값 역시 이달 평균 4억6846만원으로 2019년 6월(3억1408만원) 이후 3년1개월 만에 하락 전환됐다.

전셋값 하락 반전으로 전문가들은 임대차법 도입 2년을 맞아 우려됐던 '8월 전세 대란'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2020년 7월 말 도입된 계약갱신권을 소진한 신규 전세 매물이 8월부터 쏟아지면서 전세 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계약갱신권을 통한 전세 계약 연장이 이뤄지고, 계약 갱신 시 임대료를 5% 이내 인상시 양도소득세 비과세 요건(2년 거주)을 완화해주는 '상생임대인' 제도 등이 도입되면서 전셋값 급등은 나타나지 않는 분위기다.


임병철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7~8월은 전통적인 비수기로 이사 수요 크게 움직이지 않는데다, 계약갱신청구권 사용으로 재계약이 늘면서 신규 거래가 줄어든 영향이 있다"며 "아울러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대출 이자를 내는 것보다 월세를 내는 것이 유리해져 월세 거래가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8월 전세대란이 나타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실제로 계약갱신청구원이 사용된 사례가 8월에만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임대차2법이 도입된 이후로 분산돼 사용됐다.
8월에 집중적으로 전세대란이 폭발하는 등의 상황은 벌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그간 지적돼온 전세의 2중가격, 3중가격의 문제는 계속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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