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달 표면 탐사' 모빌리티 개발 나선다…정부와 협업
2022.07.27 14:00
수정 : 2022.07.27 14:1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현대자동차·기아가 달 표면 탐사를 할 수 있는 모빌리티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로보틱스,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 모빌리티 확장 가능성을 보여줬던 현대차·기아가 우주까지 영역을 넓히는 것이다.
현대차·기아는 달 표면 탐사 모빌리티 개발을 위해 항공·우주 역량을 보유한 국내 6개 정부 출연 연구기관들과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하고 협의체를 구성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날 대전 롯데 시티 호텔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현대차·기아 연구개발본부장 박정국 사장을 비롯해 한국천문연구원(KASI) 박영득 원장,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박종현 부원장,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 김현준 연구부원장,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이상률 원장,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 정지영 부원장, 한국자동차연구원(KATECH) 임광훈 경영지원본부장 등 협의체에 참여하는 6개의 연구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협의체는 앞으로 달 탐사 모빌리티에 요구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모빌리티를 달에서 운용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과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현대차·기아는 그룹의 미래 기술 역량을 하나로 모아 협의체를 지원하게 된다. 현대차·기아는 로봇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로보틱스랩을 포함해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설계 분야, 우주 환경 대응 분야, 탐사 임무 수행을 위한 특수장비 분야 등 핵심 인력들로 협의체 조직을 구성했다.
현대차·기아는 빠르면 오는 8월에 협의체 소속 연구 기관들과의 공동 연구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다자간 협약은 우리나라 우주 기술 발전을 위해 정부 출연 연구기관과 기업이 보유한 역량을 총 동원하고 관련 분야의 기술을 융합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는 평가다. 달 표면 탐사 모빌리티의 성공적인 임무 수행을 위해서는 모빌리티 동체 개발뿐만 아니라 모빌리티에 탑재되는 과학 탐사 장비, 운용을 위한 소프트웨어, 우주 통신 기능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또 달 표면은 지구와 달리 운석이나 혜성, 소행성과 충돌해 생긴 수백만 개의 크고 작은 분화구가 존재하며 대기가 없어 우주의 방사선에 그대로 노출된다. 영상 130℃에서 영하 170℃를 오가는 극한의 날씨와 미세하면서도 칼날처럼 날카로운 먼지 등 지구보다 훨씬 열악한 환경도 장애 요소다.
협의체는 이런 극한 환경에서 운용이 가능한 모빌리티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현재 보유한 기술의 내구성과 완성도를 혁신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기아 역시 이번 협약을 통한 연구개발 과정에서 모빌리티 비전을 지구 밖 영역에서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고, 모빌리티 사업에 적용할 수 있는 미래 원천기술을 선도적으로 확보한다는 목표다.
앞서 올해 1월 현대차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서 인간의 이동 경험을 혁신적으로 확장시켜 주는 '메타모빌리티' 비전을 발표했는데, 당시 스마트 모빌리티에 탑승한 사용자가 우주에 있는 로봇 개 '스팟의' 경험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영상을 함께 공개했다. 작년 2월에는 현대차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운영하는 미래 모빌리티 개발 조직 '뉴 호라이즌스 스튜디오'가 개발한 무인 탐사로봇 '파라클레트'의 우주 탐사 비전을 담은 이미지를 선보였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그동안 고객들에게 제시해왔던 로보틱스와 메타모빌리티에 대한 비전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첫걸음을 내디딘 셈"이라며 "언젠가 우리에게 다가올 필연적인 미래를 선제적으로 대비해 우리나라가 우주 시대의 기술을 선도할 수 있도록 힘쓰고, 나아가 인류 이동 경험의 영역을 확장해 인류의 진보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