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이지스함 '정조대왕함' 진수, 北 핵심전력 타격 가능...

      2022.07.28 15:40   수정 : 2022.07.28 15:5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28일 해상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등을 탐지·요격할 수 있는 첨단과학기술 기반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광개토-Ⅲ Batch-Ⅱ) 1번함인 '정조대왕함'이 진수됐다.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설계하고 건조한 첫 8200톤급 이지스구축함인 정조대왕함은 국가전략자산으로 해군의 전투역량 강화와 해상기반 기동형 3축 체계의 핵심전력으로 평가된다.

이날 진수식은 정부와 군 주요 직위자, 국회의원, 방산업계 관계자 등 각계 인사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민의례, 사업경과 보고, 함명 선포, 기념사, 축사, 진수 및 안전항해 기원의식 순으로 진행됐다.



해군은 구축함의 함명으로 국민들로부터 영웅으로 추앙받는 역사적 인물이나 국난극복에 크게 기여한 호국인물을 선정하고 있다. 해군은 이러한 함명 제정 기준을 바탕으로 올해 4월 함명 제정위원회를 개최해 광개토-Ⅲ Batch-Ⅱ 1번함의 함명을 정조대왕함으로 제정했다.

정조대왕함은 길이 170미터, 폭 21미터, 경하톤수는 약 8200톤으로 세종대왕급 이지스구축함에 비해 전체적인 크기는 커졌지만 적의 공격으로부터 함정을 보호하는 스텔스 성능은 강화돼 존 세종대왕급 이지스구축함에 비해 전투능력이 획기적으로 향상됐다는 평가다.

△대공전 능력은 최신 이지스전투체계를 탑재해 탄도미사일에 대한 탐지·추적·요격능력이 향상돼 함대지탄도유도탄과 장거리함대공유도탄으로 주요 전략표적에 대한 원거리 타격은 물론 탄도미사일에 대한 요격능력을 갖췄다.

△대잠전의 경우 국내 기술로 개발한 첨단 통합소나체계를 탑재하여 적 잠수함 및 어뢰 등 수중 위협에 대한 탐지능력이 크게 향상되었으며, 장거리대잠어뢰와 경어뢰를 탑재해 적시적인 대잠공격 능력이 가능하다.
또한 2024년부터 도입되는 MH-60R(시호크) 해상작전헬기 탑재가 가능해 강력한 대잠작전 능력을 보유하게 됐다.

△추진체계는 기존 가스터빈 엔진 4대에 추가로 전기 추진체계(HED=Hybrid Electric Drive, 하이브리드 전기 추진체계) 2대를 탑재해 연료 절감과 경제적 기동이 가능하다.

방극철방위사업청 함정사업부장은 “정조대왕함은 최신 이지스 전투체계와 독자 개발한 통합소나체계 및 한국형수직발사체계-Ⅱ를 탑재하여 탄도미사일 등 다양한 위협에 대응할 수 있어 향후 우리 해군의 핵심전력으로 국가안보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동길(소장) 해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장은 “해상기반 기동형 3축 체계의 핵심전력인 정조대왕함은 세종대왕함급 이지스구축함에 비해 향상된 성능을 바탕으로 해양영토를 굳건히 지키는 수호신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해군은 미래 위협과 전장환경의 변화에 대비한 첨단과학기술 기반의 해양강군 건설에 더욱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조대왕함은 시험평가 기간을 거쳐 2024년 말 해군에 인도되며, 이후 전력화 과정을 마치고 실전 배치될 예정이다.

최근 북한은 핵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는 공세적 방식으로 핵전략을 변경했다. 한국은 소위 핵금기(nuclear taboo)가 사라지는 시대에 가장 큰 위협에 직면한 국가다.

전문가들은 이번 차세대 이지스함 진수 그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위협을 상쇄할 수 있도록 앞으로 무슨 역할을 해야 하는가에 명확히 방향을 설정하는 일이라고 진단했다.

반길주 인하대학교 국제관계연구소 안보연구센터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번 정조대왕함 진수로 현 3척에서 → 이지스함 6척 체제를 갖추기 위한 첫 여정을 본격화했다"며 "이지스함은 차별화된 최첨단 기술을 적용, 대잠·대탄도탄 능력이 도드라진 선진형 전투함이라는 점에서 해양강국으로 한층 도약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짚었다.

반 센터장은 "먼저 이지스함이 수행해야 할 가장 절박한 임무는 고도화된 북한 핵·미사일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임무로 특히 신형 이지스함은 한국형 3축 체계의 핵심자산 중 하나로서 북한의 전략도발을 선제적으로 상쇄해야 할 것"이라며 "이런 차원에서 대탄도탄 방어능력 신장을 위해 탑재가 기결정된 SM-6를 넘어 '중·상층 고도에서 요격 가능한 미사일 탑재'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북한의 핵무기 고도화는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시아 차원에서 심대한 위협으로 부상함에 따라 그에 대응하는 한·미·일 안보협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정조대왕함이 진수는 한·미·일 안보협력의 브릿지 역할을 하는 자산으로 기능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진단이다.

이어 반 센터장은 "이지스함은 한·미·일 대탄도탄 작전에서 가장 중추적인 전력"이라며 "신형 이지스함 진수를 계기로 한·미·일 대탄도탄 작전을 본격적으로 재개하고 그 수준을 한층 끌어올리는 실질적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반 센터장은 또 "글로벌 중추국가의 핵심적 해군 자산인 신형 이지스함이 한반도에 갇혀 있어서는 전략적·작전적 시너지를 창출할 수 없다.
이지스함과 같은 대양해군 전력이 연안을 벗어나 대양에서 무슨 임무를 수행할지를 고민해야 한다"며 "서태평양 해상교통로 보호 다국적 공조, 인도-태평양지역 해양질서 유지 등 국제적 수준과 글로벌 차원의 임무에 투입될 수 있도록 세밀한 준비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반 센터장은 "고도화하고 있는 북한의 SLBM 상쇄를 위해 정조대왕함의 신장된 대잠능력이 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수상함 전략대잠전 능력을 정립하고 최근 사령부로 승격된 '항공사령부 항공 대잠전 전력'과 연계 '체계적인 전략대잠전을 수행할 준비에 착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차세대 이지스함, 정조대왕함은 그 이름에 걸맞은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전략적 여건을 조성하고 이번 함정 진수 후 진행되는 전력화 평가 기간에 이러한 폭넓은 임무수준에 부합하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차질 없는 점검과 전력을 갖춰 나가야 할 것이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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