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력부터 호르몬까지... 탈모와 질병의 관계

      2022.07.29 09:18   수정 : 2022.07.29 09:1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피곤하면 혓바늘이 납니다. 잠을 푹 자지 못하면 눈이 충혈되죠. 모발 역시 몸의 상태를 나타내는 바로미터 중 하나입니다. 평소 풍성한 머리숱을 모발을 자랑하던 사람에게서 탈모가 나타난다면 몸에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탈모는 양상이 다양해 형태와 진행 상태에 따라 원인이 되는 질병을 예측할 수 있는 척도가 되기도 합니다.

자꾸만 가늘어지는 모발... 갑상샘에 빨간불

두피 전체에 걸쳐 모발이 가늘어지고 모발의 탄력도 떨어졌다면 갑상샘 질환에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갑상샘은 체온과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기관입니다. 갑상샘 기능이 지나치게 활성화되는 '갑상샘 기능 항진증'에 걸리면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땀이 많이 나며 몸에 에너지를 저장하지 못하고 모두 소진해 체중이 줄어듭니다. 이 과정에서 모발에 영양을 전달하지 못해 모발이 가늘어지거나 빠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갑상샘 기능 저하증'에 걸리면 심장 박동이 느려지고 추위를 많이 탑니다. 섭취한 영양을 에너지로 전환하지 못해 체중이 늘어납니다. 영양이 에너지로 전환되지 못하니 모발에 전달할 에너지 역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만약 모발이 부쩍 가늘어지고 급격한 속도로 체중에 변화가 생겼다면, 혹은 온도에 민감해졌다면 정밀 검사를 통해 갑상샘 기능을 체크하는 것이 좋습니다. 갑상샘 기능이 정상화되면 모발 역시 다시 굵고 튼튼하게 자랄 수 있습니다.

동그라미 모양으로 두피 곳곳에? 원형탈모는 면역 이상

두피 곳곳에 혹은 한 곳에 동그라미 모양으로 탈모가 나타나는 '원형탈모'. 원형탈모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자가 면역 질환'에 의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자가 면역 질환은 몸의 면역계가 몸의 일부를 이물질로 인식해 공격하는 것을 말합니다.

원형탈모는 두피에 나타나기도 하지만 눈썹이나 몸에 나타날 수 있고, 두 개의 원형탈모가 합쳐져 하나의 커다란 타원을 이루기도 합니다. 주로 자연스럽게 회복되지만 심할 경우 탈모 부위에 스테로이드제를 투여하거나 도포해 치료할 수 있습니다. 혈관을 확장해 혈류량을 늘리는 탈모 치료제 미녹시딜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자가 면역 질환은 만성 피로, 피부 발진, 미열, 체중 변화 등 다양한 증상을 동반합니다.

생리 없고 모발만 숭숭? 다낭성 난소 증후군 의심해야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가임기 여성에 흔하게 나타납니다. 원인은 정확하지 않으나 진단할 수 있는 다른 원인이 없는 상태에서 '희발 배란' 혹은 '희발 월경'이 나타날 때, 초음파 검사를 통해 다낭성 난소 소견이 보일 때, 남성 호르몬인 안드로겐이 과다할 때 진단합니다.

희발월경이 일어나면 생리 주기가 35일 이상으로 길어집니다. 주기가 부정기적으로 변하고 생리 횟수가 1년에 3~4회로 줄어들기도 합니다.

탈모는 다낭성 난소 증후군의 증상 중 하나입니다. 다른 증상으로는 여드름이 많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심혈관 질환이나 당뇨가 생길 수 있습니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자궁내막암의 발생률을 높입니다.

생리 주기가 불규칙하고, 전에 비해 모발이 가늘어지고 많이 빠지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산부인과를 찾아 정밀 검사하는 것을 권합니다.
탈모뿐만 아니라 다른 다른 질병을 막을 수도 있습니다.

moasis@fnnews.com 장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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