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하락에도…美개미들의 변치않는 '기술株 사랑'
2022.08.01 16:13
수정 : 2022.08.01 16:13기사원문
FAANG·테슬라·MS 등 저점 매수 개미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 반다리서치 데이터를 인용해 7월 말 인기 기술주 바스켓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 규모가 2014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애플과 AMD,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상장지수펀드(ETF)는 2020년 이후 여전히 인기있는 투자상품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반다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7월 개인 투자자들의 일평균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9개 종목이 기술주 관련 투자상품이다.
레버리지 상품을 통해 기술주 반등에 공격적인 베팅에 나서고 있는 개인 투자자들도 상당하다. 올해 1~7월 개인 투자자들의 일평균 순매수 순위에서 4위(4791만달러)를 차지한 상품은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다. 이 상품은 테슬라와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한다.
기술주의 상승을 예상하고 옵션 시장에 투자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반다리서치는 테슬라의 주가 상승 가능성에 투자하는 콜옵션이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가장 활발하게 거래됐다고 전했다.
미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및 경기침체에 따른 실적 타격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가 큰 폭의 조정을 받았지만 기술주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믿음은 흔들리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들 기술주는 올들어 고전을 면치 못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올들어 21% 하락한 가운데 아마존과 알파벳, 메타 등도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미 연준의 자이언트스텝(0.75%p 금리 인상) 직후인 지난 6월 중순 나스닥은 전 고점 대비 33% 이상 하락한 1만포인트 선까지 내려갔다.
그러다 7월 들어서는 증시 바닥론이 번지면서 기술주 역시 반등 조짐을 보였다. 나스닥은 7월 한달간 12.3% 뛰면서 월간 기준 2020년 11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 기간 아마존과 애플은 각각 27.06%, 18.24% 급등했고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은 6.75% 올랐다. 7월 초 700달러 선이 무너졌던 테슬라 역시 900달러 선 회복을 앞두고 있다.
이는 그간 금리인상에 민감한 기술주를 짓눌렀던 긴축 공포가 다소 누그러진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7월 2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언젠간) 금리인상의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해질 것 같다"며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나스닥 7월 한달간 12.3% 올라
애플과 아마존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한 것도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줬다.
애플은 올해 2·4분기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1.87% 상승한 830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매출과 순이익 모두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아마존 역시 같은 기간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7% 증가한 1212억3000만달러로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아마존은 올해 3·4분기 실적 가이던스도 상향조정했다.
전문가들은 건전한 펀더멘털을 갖춘 대형 기술주가 오히려 방어주로 여겨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이라 말릭 누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제성장이 거의 없을 때에도 투자자들은 계속 성장할 수 있는 기술주를 샀다"며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고려할 때 경기침체를 피하기 너무 늦은 상황에서 대형 기술주는 안전자산으로 역할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최근 기술주 상승이 '일시적인 안도 랠리'로 보인다며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