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MZ 열광 '드로우'로 고객 유입

      2022.08.15 10:05   수정 : 2022.08.15 10:0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틈만 나면 각종 '드로우(추첨 구매)' 이벤트를 찾아 응모 중이다. 대부분 인기가 많으면서도 구하기 어렵고, 되팔 수 있는 제품이 나오기 때문에 당첨만 된다면 웃돈을 붙여 더 팔 수 있어서다. 김씨는 "함께 응모하는 회사 동료들도 대부분 대단한 신발 애호가라서가 아니라, 시간 날 때 해보고 당첨이 된다면 용돈벌이나 부수입을 올리기 위해 하는 것 같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유통업계가 다양한 '드로우' 이벤트로 MZ세대의 관심을 끌고 있다. 주로 드로우 대상으로 나오는 상품은 수집 수요가 많거나 더 높은 가격에 재판매가 가능한 제품으로, MZ세대의 재테크 수단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유통업계는 플랫폼 인지도와 유입 고객 수를 늘리기 위해 이같은 드로우 이벤트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최근 글로벌 리셀 플랫폼 스탁엑스와 손잡고 한정판 스니커즈를 대상으로 '쇼킹드로우 100원 딜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추첨을 통해 희소성 있는 신발을 100원에 판매하는 것이다. '슈테크(슈즈+재테크)' '리셀테크(리셀+재테크)'에 관심 있는 MZ세대의 재테크 트렌드를 겨냥했다. 운만 좋다면 100원으로 약 270만원에 달하는 '디올 x 에어조던' 등을 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오는 31일까지 매주 월, 수, 금요일 자정에 한정판 스니커즈 2종 드로우가 오픈되며, 1종은 11번가 모든 고객 대상, 나머지 1종은 '우주패스' 가입고객 대상이다. 이번 드로우 이벤트로 '우주패스' 가입고객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11번가 관계자는 "지난 월요일(8~9일)과 수요일(10~11일) 고객 유입 트래픽이 각각 43만7000, 58만"이라며 "평소 진행하는 응모 이벤트 보다 반응이 괜찮은 편"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스니커즈라는 이색상품으로 하다보니 이에 관심 있던 고객들도 참여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11번가는 올해 상반기 100원 딜, 럭키 드로우 등 무작위 래플 이벤트를 여러 번 열어 하루 최대 3만4300명 이상이 응모하는 등 고객 호응을 확인한 바 있다.

W컨셉이 지난 5일 진행했던 나이키와 자크뮈스가 협업해 선보인 '에어 휴마라x자크뮈스' 운동화 드로우의 경우, 오전 11시 판매 시작과 동시에 완판됐다. 한정판 소장 가치, 신명품 브랜드와 패션 브랜드 협업 등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당시 판매가격은 20만9000원이었지만, 중고플랫폼에서는 현재 28만~48만원에 되팔리고 있다.

W컨셉 관계자는 "나이키와의 협업을 통해 정기적으로 드로우를 진행하거나 신상품을 선보이면서 MZ세대와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도 지난 6월 CU 10주년을 맞아 진행했던 럭키드로우인 '어메이징 딜'을 진행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1주차에 판매한 135만원 레고 스페이스셔틀(1명)은 총 1만6988명이 응모해 약 1만7000대 1의 경쟁률을 올렸다. 함께 선보인 250만원짜리 레고 미니 피겨(1명)에도 9573명이 참여했다.
2주차에 오픈한 위스키 맥켈란 레어캐스크(6명) 역시 19세 이상만 응모할 수 있는 나이 제한이 있었음에도 945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응모자의 연령대도 20대 27%, 30대 56%, 40대 이상 17%로, 20~30대 MZ세대 참여자가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CU가 자체 픽업 서비스인 '편픽'을 이용한 고객들에게 추가 응모의 기회를 제공하면서 6월 1~13일 '편픽' 이용건수는 전월 동기 대비 163.8%나 늘어나기도 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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