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팔에 나온 그 전화기네"… KT 137년 역사 한눈에 본다

      2022.08.16 17:53   수정 : 2022.08.16 17:5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원주(강원)=김준혁 기자】 '응답하라 1988', '봄날은 간다', 최근 개봉한 '헌트'까지 KT 원주연구소 내 통신사료관을 보면서 떠오른 이미지는 한국 과거사를 총망라하는 '통신 연대기'였다. 16일 방문한 KT 통신사료관은 현대 정보통신기술(ICT)의 유산이자 정통성 등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현장이었다. 단순히 물리적인 단말, 전화기, 통신장비 등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을 넘어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의 한국 통신 사례 및 통신과 밀접한 국민들의 일상사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KT는 이날 공개한 ICT 유산을 토대로 향후 더 다양한 ICT 뿌리를 내린다는 의지를 밝혔다.

KT가 통신사료를 외부에 공개한 건 처음이다.
옛날 유선전화, 케이블, 전신시설, 측정기 등 현재 KT ICT 기반을 구축한 역사 등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KT 원주연수원 내 통신사료관에는 1885년 한성전보총국 개국 이후 통신 기술 발전 연대기를 담은 단말, 통신 장비 등이 즐비했다. 다이얼식 전화기 등은 2000년대 초반 가정집을 연상케 하기도 했다.

통신사료관에 배치된 사료는 총 6150건에 달한다. △시설장치(케이블, 무선통신, 선로, 시설운용, 전신, 전화단말 등) 1181건 △경영 인쇄물(법령, 보고서, 사업도면 등) 1333건 △사업 인쇄물(전화번호부, 사용설명서 등) 447건 △역사 인쇄물(정기간행물, 행사간행물, 통신발달사 등) 1760건 △역사 시청각 자료 246건 △기념품(사진첩, 우표, 엽서 등) 1183건 등으로 구성됐다. 벽괘형 공전식 전화기(1955년) 등 등록문화재 8점도 배치됐다.

이날 가장 눈에 띄는 건 전화기, 교환기, 인쇄기 등이었다. 한국 과거사를 다룬 영화, 드라마 등 콘텐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비들었다. 영화에서 볼 때와 달리 어느 시기에 어떤 이유에서 어떤 방식으로 한국에 들어오고, 상용화됐는지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초기 전화기는 송·수신기가 분리된 형태로 송신기에 붙은 핸들을 돌려 신호를 교환기에 보내곤 했다. 이후 송·수신기가 일체형으로 합쳐진다. 그 이후인 자석식·공전식 전화기, 다이얼식 전화기 등도 한국 과거사를 간접적으로 연상케 했다.

교환기 중에서 가장 눈에 들어온 것은 교환설비 'TDX-1'다. 1986년 상용 개통된 TDX-1은 외국에 의존해 오던 교환설비를 국내 독자 기술로 설계, 제작 생산해 구축함으로써 당시 전화적체를 해소하고, 전국 전화보급의 큰 역할을 했다.

이인학 정보통신연구소장은 "KT가 원주에 보관하고 있는 통신사료들은 한국 정보통신 흐름에 따른 시대상과 국민의 생활상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역사적 가치가 아주 높다"며 "KT가 한국 통신 역사의 본가인 만큼 앞으로도 미래 ICT 역사에서 주역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KT는 이날 재차 한국 통신사로서의 정통성을 강조했다. 137년 전 한국전보총국 개국부터 기업으로서의 출발점인 한국전기통신공사 출범(1981년), KT 민영화(2001년) 등 절차를 거치며 △유선전화 △무선통신 △초고속인터넷 △위성 기술 △광케이블 기반 IPTV △3G·LTE·5G 등 ICT 역량을 축적해 왔다는 설명이다.


KT 관계자는 "향후 지난 3년 간 추진한 디지코(DIGICO·디지털플랫폼기업) 체질 개선을 바탕으로 ICT 기술 고도화에 앞장 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jhyuk@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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