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반도서 비행장 이어 탄약고까지 의문의 폭발..우크라 반격 시작했나
2022.08.18 08:01
수정 : 2022.08.18 08:0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강제로 분리해 병합한 크림공화국에서 최근 폭발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공격 배후설을 인정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전쟁이 확전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거룩한 땅’이자 ‘성지’로 여기는 크림반도에 연이어 폭발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이달 9일에는 사키 공군비행장에서 이유를 알 수 없는 폭발이 발생해 군용기 9대가 파괴되었으며, 16일에는 잔코이 지역의 임시 탄약고에 화재가 난 후 연쇄 폭발이 발생했다.
BBC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16일 오전 6시 15분경 크림반도 북동부 군부대 임시 탄약고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며 “이 폭발은 비밀 파괴 공작의 결과였다”고 밝혔다. 크림반도의 러시아 측 지도자 세르게이 악쇼노프는 “이번 폭발로 민간인 2명이 다쳤으나 중상자는 없다. 주변 변전소 화재로 인근 주민 3000여 명이 대피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우크라이나 정부는 ‘배후설’에 대해 부정해왔으나, 미국 CNN은 17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가 두 번의 사건에 대해 “우리가 저지른 일”이라고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익명의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하며 “우크라이나가 지난 9일과 16일 크림 반도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의 배후에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9일 사키 공군비행장 폭발에 관해 우크라이나가 해당 폭발과 무관하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한 바 있는데, 이러한 주장을 뒤집은 내부 제보자가 나타난 것이다.
16일 잔코이 지역의 탄약고에서 발생한 폭발에 대해서도 우크라이나 측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우크라이나군은 크림반도와 다른 지역의 비무장화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리 이그나트 우크라이나 공군 대변인도 “이번 일로 적들이 화재에 무방비 상태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이는 우리 군은 물론 전 우크라이나인을 즐겁게 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 폭격이 사실일 경우, 이는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의 크림반도 공격에 대해 강력한 맞대응을 하면 ‘파멸적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거룩한 땅’, ‘성지’로 여기는 크림반도의 역사적 맥락과 상징성, 군사적 역할 때문이다. 미국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우크라이나 관리들 사이에 ‘크림 반도가 전쟁의 참화를 피하지 못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며 “만약 우크라이나군이 (크림 반도에서의) 폭발의 배후에 있다면, 이는 전쟁이 급속도로 확대될 수 있음을 뜻한다”고 보도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