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株 뜨고 반도체·자동차株 주춤
2022.08.18 18:33
수정 : 2022.08.18 18:33기사원문
■보조금 제외 자동차주 '휘청'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전 거래일 대비 4000원(2.11%) 하락한 18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완성차뿐만 아니라 현대차그룹주인 현대오토에버,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도 최근 2거래일 동안 각각 12.09%, 3.45%, 2.71% 하락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자동차주는 판매량 증가와 하반기 원자재 가격 안정화에 따른 이익 개선 등의 장밋빛 전망이 나오면서 주가가 상승세를 보였다.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 5만6305대, 해외 26만9694대 등 국내외 시장에서 총 32만6000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4.0% 증가한 수치다. 기아는 국내 5만1355대, 해외 20만6548대 등 국내외에서 전년동기 대비 6.3% 증가한 25만8000대를 판매했다.
반도체 공급난이 완화되고, 임금단체협상 타결 등에 따라 판매량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면서 현대차 주가도 7월 초부터 이달 초까지 한 달 간 9% 가까운 상승률을 보였다. 완성차업체의 실적 개선 온기가 부품사로 이어지며 그간 저평가됐던 종목들을 중심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컸다.
하지만 지난 16일(현지시간) 통과된 IRA에 따라 한국 완성차 업체가 전기차 세제 혜택에서 제외됐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자동차주가 흔들리고 있다. IRA는 중국에서 채굴·가공된 소재와 부품이 일정 비율 이하인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고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한해서만 내년부터 세액공제 혜택을 준다는 조항을 담고 있다.
이에 현대차·기아차는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중고차에 최대 4000달러, 신차에 최대 7500달러(원화 환산시 984만원)에 달하는 세액공제를 더 이상 해줄 수 없게 됐다. 현재 미국 현지에서 판매 중인 '아이오닉5' 'EV6' '코나EV' 'GV60' '니로EV' 등은 전량 한국에서 생산되고 있다.
추후 보조금 혜택을 받기 위해선 북미에서 생산된 부품 비중을 2023년 50%에서 2028년 90%까지 올려야 한다. 또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를 맺은 국가에서 생산된 광석의 비중을 2023년 40%에서 2027년 80%로 높여야 한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기아차는 바로 내년부터 국내 생산 전기차의 보조금 혜택이 사라지게 돼 미국 전기차시장 점유율이 축소될 수 있다"면서 "현대차는 알라바마 공장 라인 전환을 통해 싼타페 하이브리드와 GV70 EV를 연말부터 생산할 계획이지만 2025년 완공이 예정된 조지아 EV 공장의 가동이 시작돼야만 본격적인 전기차 물량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2차전지 소재주 여전히 강세
반도체주도 인플레이션 여파가 지속되면서 '산업의 쌀' 반도체 업황에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날 미국증시에서 엔비디아와 마이크론은 각각 2.9%, 3.5% 하락 마감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아날로그디바이스는 2분기 양호한 실적 발표에도 "경제적 불확실성이 향후 수요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경고했다. 국내에서도 SK하이닉스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400원(1.44%) 하락한 9만5700원을 기록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주요 반도체 및 반도체 장비 업체들의 부정적인 전망이 쏟아지면서 국내 반도체산업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며 "국내 수출의 핵심인 반도체 산업에 대한 눈높이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반면 2차전지 관련주는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소재 관련주들이 주목받고 있다. 2차전지 양극재 생산업체 엘앤에프는 전날 1만2700원(5.21%) 오른 25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5일(5.68%)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이날도 0.19% 오르면서 3거래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엘앤에프는 미국 폐배터리 재활용 회사인 레드우드와 북미 양극재 밸류체인(가치사슬) 구축을 위한 협력을 시도하고 있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CATL을 제외하면 국내 3사의 2차전지 품질과 공급 안정성이 가장 높다"며 "북미에 전기차 판매를 준비하는 미국과 유럽 주요 OEM업체와 합작법인, 장기공급계약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