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율 80% 속출… 광양·목포·당진 '깡통전세' 주의보

      2022.08.22 18:02   수정 : 2022.08.22 18:02기사원문
지방 중소도시에도 깡통전세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다.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이 80%를 웃도는 것은 물론, 전셋값이 집값을 따라잡거나 뛰어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자칫 경매에 몰릴 경우 보증금을 돌려 받기 어려워 임차인 피해 예방을 위한 선제적 예방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2일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전국에서 전세가율이 80% 이상인 지역은 총 15곳으로 집계됐다. 이 중 지방 중소도시는 13곳이다.
같은 달 전국 평균 전세가율은 68.9%이다.

지역별로 전남 광양(85.7%), 경북 포항(83.7%), 충남 당진·전남 목포(83.5%), 충남 서산(82.8%), 강원 춘천(82%), 경북 구미(81.4%), 전북 군산(80.8%), 충남 천안(80.7%), 충북 청주·전남 순천(80.4%), 전북 익산(80.2%), 경남 김해(80%) 등이다.

특히 이들 지역의 일부 단지에서는 전세가가 매매가를 육박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전남 광양시 중동 일원의 'e편한세상 광양' 전용84㎡A의 경우 지난 2월 2억7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한달 뒤 같은 평형의 매매가가 2억7500만원과 격차는 500만원에 불과했다. 두달 뒤인 5월에는 이 단지의 전용 84㎡D는 2억7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지기도 했다.

전세가가 매매가를 뛰어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충남 천안 동남구 신부동 일원의 '도솔노블시티 동문굿모닝힐' 전용 84㎡는 지난 3월 최고 4억5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이뤄졌다. 지난 5월 거래된 같은 면적의 매매가(4억4800만원)를 뛰어 넘었다.

경북 포항 북구 두호동 일원의 '두호 SK뷰 푸르지오 1단지' 전용 84㎡ 역시 지난 3월 4억9600만원의 전세가가 체결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달 동일 평형이 4억7000만원에 매매 거래됐다.

중개 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의 경우 전세보증금을 제때 돌려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위험 부담이 크다"며 "해당 지역에서는 조금 더 안정적인 임대 상품이나 신규 분양 단지로 갈아타려는 분위기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집값이 하락 안정화되는 추세인데다, 수요 대비 신규 분양 물량이 적은 만큼 전세 물건을 찾기가 어려워 지역의 전세가격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 부동산R114 자료를 보면 지방광역시를 제외한 기타 지방의 평당(3.3㎡) 전세 가격은 지난해 7월부터 지난달 까지 1년간 6.66% 올랐다. 같은 기간 수도권(3.75%)과 지방광역시(1.91%)의 상승률을 웃도는 수치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은 "가격 상승기에는 전세가율 상승이 매매가율 상승보다 낮은 탓에 갭차이가 큰데, 매매가 멈출 경우 외지인 수요 등 다른 변수가 없는 한 임차(전세) 수요가 줄면서 전세가율이 오른다"며 "깡통 전세 등에 따른 피해를 선제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전세보증 보험 가입 확대 유도, 깡통 전세 우려 물건에 대한 연체 사실 선제적 공표 등 정부 정책을 통해 피해를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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