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외제차 긁은 범인 잡고보니 폐지줍는 노인…"그냥 넘어가야 하나"

한승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2.02 17:01

수정 2024.12.02 17:37

폐지 줍는 노인.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연합뉴스
폐지 줍는 노인.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주차해 놓은 차량에 날카로운 것으로 긁히는 피해를 본 차주가 범인이 리어카를 끌면서 폐지를 줍는 할아버지라는 사실을 알고 불편한 심정을 드러냈다.

지난 2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주차된 차 긁고 간 사람 잡았는데 님들은 어쩌시겠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에 따르면 아이와 함께 옆 동네 빌라 주택들 사이에 위치한 키즈카페에 갔다.

카페 바로 앞에 주차한 후 2시간 놀고 나오니 운전석 뒷문과 휀다(펜더) 쪽이 날카로운 물체로 긁힌 흔적이 남아 있었다.

이를 본 A씨는 경찰에 사고 접수를 했다.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폐지 줍는 할아버지가 마주 오는 차를 피하려다 자신의 차를 리어카로 긁고 간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경찰이 누군지는 수소문해서 찾아봐야겠지만 변제 능력이 없으면 형사 고소나 처벌이 어렵다며 민사 소송을 해야 한다더라"고 당혹감을 내비쳤다.

이어 "(경찰이) 나한테 은근히 '누군지 찾아볼까요?' 이러면서 내가 '됐다'고 하길 바라는 느낌이었다"라고 말했다.

A씨는 "폐지 줍는 분이 변제 능력도 없을 테니 그냥 넘어가야 하나 싶다가도 한편으론 사과라고 받고 싶다. 폐지 줍는다고 다 형편이 안 좋은 분들인가 싶고. 여러분 입장이라면 어떻게 처리할거냐. 차는 외제 차이지만 비싼 건 아니다"라며 의견을 물었다.

이에 한 누리꾼은 "없는 사람 쥐어짜는 건 자제한다. 괘씸하게 생각하면 강팍해지고, 순순하게 생각하면 여유롭다. 나에게 여유가 있으면 때때로 관대함을 쓴다.
여유가 많으면 수시로 관대함을 쓴다. 여유가 없으면 관대함을 쓰지 못한다"고 말해 많은 공감을 받았다.


반면 다른 누리꾼들은 "소송은 안 하더라도 찾기는 해야지. 여태까지 차 몇 대 긁었는지, 앞으로 몇 대 더 긁을지 어떻게 알겠나", "그 할아버지가 진짜 가난한지 취미로 그러는지 어떻게 아냐. 보상을 받아야 하고 변제능력 없으면 사과라도 받아야 한다" 등 최소한 사과는 받아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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