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판장 의원들 한 말씀" 윤핵관 책임론 부각..권성동 장제원도 틈 벌어졌다

      2022.08.29 07:19   수정 : 2022.08.29 07:1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법원에 낸 가처분 신청이 지난 26일 인용된 이후 국민의힘이 '새 비대위'를 구성하겠다며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당의 정상화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러한 가운데 코너에 몰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그룹을 비롯해 여권 핵심부가 사분오열하고 있는 모양새다.

법원 결정 이후 수습책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27일 열린 국민의힘 긴급 의원총회에선 권성동 원내대표의 책임론이 불거졌다.

지난달 8일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위원장 이양희)가 이준석 전 대표에게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내린 뒤 이를 '궐위'가 아닌 '사고'로 규정해 '대표 권한대행'이 아닌 '대표 직무대행' 체제를 만들어놓은 게 법원이 국민의힘의 현 상황을 "비상 상황이 아니다"라고 판단하게 하는 빌미를 줬다는 이유였다.

조경태 의원은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 지도부는 대승적 결단을 해야 한다.
이번 의총 결정은 국민과 당원을 졸로 보는 것"이라며 "당과 국가를 사랑한다면 결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대로 가면 파국이 예정돼 있다"며 "절차적 정당성도 갖추지 않고 출범한 비대위, 그에 따른 가처분 인용, 대통령께서 금주령을 내린 행사에서 원내대표의 음주. 이것이 우리가 해야 할 행동이 맞느냐"라며 권 원내대표를 겨냥했다. 이어 조 의원은 "새로운 지도부에 혼란한 상황을 수습할 수 있는 정통성을 부여해야 한다"며 "이미 권 원내대표는 그 정통성을 상실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책임론도 제기됐다. 김근식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치적 능력도 경험도 없이 무능과 무책임으로 집권·여당을 이 지경까지 만든 것에 가장 큰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이 대표 책임은 끈질기게 물으면서 윤핵관은 왜 단 하나의 책임도 안 지려 하는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가시적으로 보이는 권성동 원내대표 뿐 아니라, 뒤에 숨어 대통령 내세우며 호가호위하고 국회의원 줄 세우고 자기정치에만 몰두하는 장 모 의원도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장 모 의원'은 장제원 의원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권 원내대표, 장제원 의원과 함께 윤핵관의 원조 격인 윤한홍 의원도 장제원 의원을 겨냥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지난 27일 긴급의원총회에서 윤 의원은 지난달 29일 '신(新) 윤핵관'으로 불리는 배현진 의원이 전격적으로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직후 박수영 의원의 주도로 초선 의원 32명이 "신속한 비대위 전환을 촉구한다"는 연판장을 돌린 걸 언급하며 "연판장을 주도했던 의원들도 나와서 한 말씀 하라"라고 했다.

당시 권 원내대표는 비대위 전환에 부정적이었는데 이 연판장이 비대위로의 전환을 촉진했기 때문에 권 원내대표 외에 이 32명도 현 상황에 책임을 져야한다는 취지다.

다른 윤핵관 그룹과 달리 그동안 정치적 목소리를 거의 내지 않던 윤 의원이 나서자 당내에선 "권 원내대표를 옹호하고, 장제원 의원을 겨냥한 발언"이란 해석이 나왔다. 윤핵관 내부에서도 권성동 원내대표와 윤한홍 의원이 가깝고 장제원 의원과 박수영 의원이 가깝다는 게 대체적인 중론이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 같은 당내 논란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열린 고위당정협의에서 "국민만 바라보고 당정이 하나 돼 혼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만 말했다.

한편 윤상현, 유승민 등 중진 의원들은 권 원내대표 뿐만 아니라 윤핵관 전부를 싸잡아 "물러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윤상현 의원은 의총에서 윤 대통령과 이 전 대표의 화해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측근과 실세는 억울해도 운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당분간 2선 후퇴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대표 징계 결정 때부터 윤핵관을 '조직폭력배'라고 비판했던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윤핵관들은 조폭처럼 굴지 말고 물러나라"고 주장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