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동적 한강의 에너지, 한국 현대조각으로 글로벌 시선 모은다
2022.09.01 18:00
수정 : 2022.09.01 18:00기사원문
(재)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최근 급격히 선회하는 미술계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한국 미술시장의 글로벌화를 견인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만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고자 국제적인 인사들을 특별히 선별해 초청했다. 그 전문가들이 국내 미술계 전반을 둘러보는 와중에 '2022 한강조각프로젝트'를 찾은 것이다. 각기 다양한 역량의 302명 초대작가들의 대형 야외조각 작품들에 큰 놀라움과 호기심을 보였다. 특히 작가별 완성도 높은 소품들 800여점이 전시된 실내전시장에선 많은 시간을 할애해 한국 현대조각의 트렌드를 한 자리에서 살필 수 있다는 점에 만족스러워했다.
K-Sculpture조직위원회(위원장 윤영달)가 '한강조각프로젝트'를 시작한 계기는 '한국 현대조각의 대중화와 국제화'를 실행한다는 의지의 발현이다. 역사적으로 가장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악천후임에도 이번 '2022 한강조각프로젝트'를 한강공원에서 강행한 이유 역시 그 두 가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였다. 프리즈의 서울 첫 입성에 전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는 시즌을 놓칠 수 없었다. 결국 국제적인 미술계 주요 인사들에게 한정된 시간이나마 한국의 현대조각을 선보일 수 있었던 성과를 얻었다.
흔히 예술은 삶을 관통하는 힘을 지녔다고 한다. 그래서 예술품은 작업실보다 일상의 삶 속으로 나설 때 더 크게 빛나고, 제대로 된 존재감을 인정받게 될 것이다. 이번 '2022 한강조각프로젝트'의 전시 작품들의 관람객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산책이나 자전거로 뚝섬한강공원에 찾는 모든 사람이 관람객이기 때문이다. 지척의 아파트 주민이나, 가까이 지나는 자동차에서도 조각을 만날 수 있다. 실제로 실내전시장만 찾는 나들이객만도 날씨 좋은 평일에 수천명은 거뜬히 넘긴다. 특히 가족단위나 남녀노소 구분 없이 전 연령의 관람 층을 형성한다는 점에서 '일상 속 미술문화 향유'의 좋은 롤 모델로 평가되리라 기대된다.
이번 '2022 한강조각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출발하기 전인 지난해엔 '한강흥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예행연습을 가졌다. 한국인의 감성과 자긍심에 상징적 의미를 지닌 한강변에 새로운 흥겨움과 긍정적 에너지를 한국의 현대조각으로 불어넣어 보자는 시도였다. 첫 시도는 성공적이었다. 반포한강공원, 여의도한강공원, 뚝섬한강공원 세 곳에 각각 100여점의 대형 야외조각들이 등장하면서 코로나 팬데믹에 지친 수많은 시민들에게 큰 위안을 전해줬다.
올해는 비록 기상이변 때문에 전시장소가 뚝섬한강공원으로 한정되어 아쉬움이 남았다. 또 일부 전시 작품들이 인위적으로 파손되는 사례가 생겨 참 안타깝다. 작품은 관객에게 전해지는 감흥으로 진정한 완성을 이뤄낸다. 그래서 '한강조각프로젝트'는 작가와 시민이 함께 만들어가야만 아름답게 지속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현대조각이란 예술콘텐츠가 사회적으로 무슨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어떤 비전을 만들어갈지에 대한 향방도 문화소비자의 선택에 달렸다. 서울시민을 넘어 전 세계인에게 한국 현대조각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한강조각프로젝트'의 내일을 기대한다.
김윤섭 아이프미술경영연구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