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동적 한강의 에너지, 한국 현대조각으로 글로벌 시선 모은다

      2022.09.01 18:00   수정 : 2022.09.01 18:00기사원문
세계 온라인 아트마켓을 주도하는 플렛폼 아트시 부사장 및 글로벌 책임자 카린 카람, 바르샤바현대미술관 수석큐레이터 겸 베니스비엔날레 폴란드 전시관 기획 세바스찬 시코키, 구겐하임 디지털 마케팅 부국장을 지낸 디지털 전략가 지아지아 페이, BMW 문화 참여 책임자 토마스 기르스트, 중국 상하이의 대표적인 사립미술관인 유즈뮤지엄 디렉터 저스틴 알렉산드리아 텍 등 내로라하는 세계 미술계의 주요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정말 쉽지 않은 미술 분야 각계 전문가의 조합이다. 세계적인 아트페어 프리즈(FRIEZE)가 아시아 처음으로 서울에서 개최되면서 세계의 이목이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적어도 미술계만큼은 그 열기로 들썩이고 있다. 과연 이번 '프리즈 서울' 시즌이 가져올 파장이 얼마나 클 것이며, 우리 미술계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 점치기 바쁘다.
분명한 것은 앞으로 당분간 국내 미술시장의 국제적인 확장성은 지속될 것이란 사실이다.

(재)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최근 급격히 선회하는 미술계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한국 미술시장의 글로벌화를 견인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만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고자 국제적인 인사들을 특별히 선별해 초청했다. 그 전문가들이 국내 미술계 전반을 둘러보는 와중에 '2022 한강조각프로젝트'를 찾은 것이다. 각기 다양한 역량의 302명 초대작가들의 대형 야외조각 작품들에 큰 놀라움과 호기심을 보였다. 특히 작가별 완성도 높은 소품들 800여점이 전시된 실내전시장에선 많은 시간을 할애해 한국 현대조각의 트렌드를 한 자리에서 살필 수 있다는 점에 만족스러워했다.

K-Sculpture조직위원회(위원장 윤영달)가 '한강조각프로젝트'를 시작한 계기는 '한국 현대조각의 대중화와 국제화'를 실행한다는 의지의 발현이다. 역사적으로 가장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악천후임에도 이번 '2022 한강조각프로젝트'를 한강공원에서 강행한 이유 역시 그 두 가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였다. 프리즈의 서울 첫 입성에 전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는 시즌을 놓칠 수 없었다. 결국 국제적인 미술계 주요 인사들에게 한정된 시간이나마 한국의 현대조각을 선보일 수 있었던 성과를 얻었다.

흔히 예술은 삶을 관통하는 힘을 지녔다고 한다. 그래서 예술품은 작업실보다 일상의 삶 속으로 나설 때 더 크게 빛나고, 제대로 된 존재감을 인정받게 될 것이다. 이번 '2022 한강조각프로젝트'의 전시 작품들의 관람객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산책이나 자전거로 뚝섬한강공원에 찾는 모든 사람이 관람객이기 때문이다. 지척의 아파트 주민이나, 가까이 지나는 자동차에서도 조각을 만날 수 있다. 실제로 실내전시장만 찾는 나들이객만도 날씨 좋은 평일에 수천명은 거뜬히 넘긴다. 특히 가족단위나 남녀노소 구분 없이 전 연령의 관람 층을 형성한다는 점에서 '일상 속 미술문화 향유'의 좋은 롤 모델로 평가되리라 기대된다.

이번 '2022 한강조각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출발하기 전인 지난해엔 '한강흥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예행연습을 가졌다. 한국인의 감성과 자긍심에 상징적 의미를 지닌 한강변에 새로운 흥겨움과 긍정적 에너지를 한국의 현대조각으로 불어넣어 보자는 시도였다. 첫 시도는 성공적이었다. 반포한강공원, 여의도한강공원, 뚝섬한강공원 세 곳에 각각 100여점의 대형 야외조각들이 등장하면서 코로나 팬데믹에 지친 수많은 시민들에게 큰 위안을 전해줬다.

올해는 비록 기상이변 때문에 전시장소가 뚝섬한강공원으로 한정되어 아쉬움이 남았다. 또 일부 전시 작품들이 인위적으로 파손되는 사례가 생겨 참 안타깝다. 작품은 관객에게 전해지는 감흥으로 진정한 완성을 이뤄낸다.
그래서 '한강조각프로젝트'는 작가와 시민이 함께 만들어가야만 아름답게 지속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현대조각이란 예술콘텐츠가 사회적으로 무슨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어떤 비전을 만들어갈지에 대한 향방도 문화소비자의 선택에 달렸다.
서울시민을 넘어 전 세계인에게 한국 현대조각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한강조각프로젝트'의 내일을 기대한다.

김윤섭 아이프미술경영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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