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수업 정상화되자 ‘학폭 피해’ 늘었다… 언어폭력 최다

      2022.09.06 06:00   수정 : 2022.09.06 18:00기사원문
올해 초·중·고 교육 현장에서의 학교폭력이 전년보다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유형별로는 언어폭력이 40%를 웃돌며 압도적으로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는 코로나19 유행이 약화되면서 대면수업이 증가한 영향인 것으로 분석된다.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 전년보다 2배 이상 증가

교육부는 16개 시도교육감이 초·중·고등학교(초4~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6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를 원칙으로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진행됐다.
참여율은 82.9%(321만명)으로 2021년 1차 조사 대비 5.9%p(23만명) 감소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피해 응답률은 1.7%(5만4000명)로 2021년 1차 조사 대비 0.6%p 증가했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 3.8%, 중학교 0.9%, 고등학교 0.3%로 나타나, 모든 학교급에서 전년 대비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에 대해 한유경 이화여자대학교 학교폭력예방연구소 소장은 "초등학생은 중·고등학생에 비해 학교폭력 감지 민감도가 높다"라며 "학교수업 정상화에 따라 신체적·언어적 상호작용이 증가하면서 민감하게 '학교폭력'으로 인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피해유형별 응답 비중은 언어폭력 41.8%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신체폭력이 14.6%, 집단따돌림이 13.3%로 뒤를 이었다. 전년과 비교하면 집단 따돌림과 사이버폭력 비중은 각각 1.2%p, 0.2%p씩 감소했으나, 신체폭력은 2.2%p 증가했다.

모든 학교급에서 '언어폭력'의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학교급별로 나눠보면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선 신체 폭력이, 고등학교에선 집단따돌림이 두번째로 많았다.

■"또래와 갈등 조절 경험 줄어"

학교폭력 가해·목격 응답률도 모두 증가했다.

가해 응답률은 0.6%(1만9000명)로 2021년 1차 조사 대비 0.2%p 늘었고, 목격 응답률은 3.8%(12만2000명)로 2021년 1차 조사 대비 1.5%p 높아졌다. 다만 집단따돌림은 피해·가해 유형 모두에서 비중이 낮아졌다. 학교폭력 피해 후 '주위에 알리거나 신고했다'는 90.8%, 학교폭력 목격 후 '알리거나 도와줬다' 69.8%로 전년 대비 증가했다.

이병철 한림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학교 폭력 실태 조사와 관련해 "코로나19 감염병 확산과 같은 국가 재난상황에서 폭력 등의 문제가 줄어들다가 재난 이후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다"고 말했다.

이어 "또래 간 갈등을 조절하는 경험들이 줄어들었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나 초조함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몰라 폭력적인 방식으로 표출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 교수는 "학생들이 본인의 감정을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을 익힐 수 있도록 학생들의 심리·정서적 지원을 위한 전 사회적 차원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학교폭력 가해 행동 경각심 높일 것"

교육부는 오는 9월께부터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진행하고 학생들의 사회성·공감능력 부족 등 문제를 개선하는데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9월 4주부터 10월 2주까지 ‘어문화개선 교육주간’을 설정하고 바른 언어사용 관련 집중수업을 운영한다.

아울러 학교폭력 가해 행동에 대한 조치로서 학생부 기재·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다.
내년 3월 1일부터 시행되는 ‘초·중등교육법 시행규칙 개정’을 마무리하고, 시도교육청에 안내해 가해 행동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겠다는 설명이다.

또한 경찰청과 협력해 자가진단·신고·지원·상담 기능을 제공하는 학생보호 통합 온라인 지원 시스템을 개발, 시범 운영한다.


장상윤 교육부차관은 "이번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제4차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기본계획’ 후속조치를 점검하고, 최근 학교폭력 실태 양상을 분석해 내년 2월 ‘2023년 범부처 시행계획’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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