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 테러지원국 지정 안한다...“자칫 의도치 않은 결과 야기”
2022.09.07 15:01
수정 : 2022.09.07 15:01기사원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를 테러 지원국으로 지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지난 5일(현지시간) 밝힌 가운데, 백악관이 6일 이를 최종 방침이라고 재확인했다.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6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는 문제에 대해 "이는 러시아에 책임을 묻기 위한 가장 효과적이고 강력한 방법이 아니며 우크라이나에도 의도치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할 경우 △우크라이나 일부 지역에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하는 데 있어 차질이 생길 수 있고, △ 식량 수출이 지연될 수 있으며, △흑해에서의 식량 수출 합의 파기 가능성이 생기는 등의 문제가 있다고 언급했다.
러시아가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되면 해당 국가에 대한 방산 수출 금지, 대외원조 제한 등 규제를 부과할 수 있다. 러시아와 거래한 이들에 대한 제재도 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원조나 민간이 사용할 수 있는 물품 등도 통제돼 예상치 않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게 백악관의 설명이다.
장 피에르 대변인은 또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언급한 뒤 "한 세기 만에 우리는 러시아의 군 공급망을 질식시키고 있다"면서 "여러분도 들은 대로, 러시아는 군사 장비를 북한, 이란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이러한 입장은 지금도 러시아에 대한 직간접적 제재가 이뤄지고 있는 데다 러시아와의 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것이 미국에게 부담스럽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러시아가 테러지원국에 지정돼야 하는지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아니오"라면서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는 데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한편 그동안 미국 정부에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고 제재를 부과할 것을 촉구해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날 미국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테러 집단으로 규정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리 국민과 우리 영토에서 한 일을 보면, 우리가 테러국가를 상대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테러리스트와 대화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어 “강간과 고문, 살인이 자행됐고, 이것은 전쟁이 아니다. 러시아가 우리에게 행한 것은 명백한 테러”라며 “우리는 테러리스트와는 어떤 타협도 할 수 없다. 테러리스트와는 어떤 대화도 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