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미 NSA 전 직원 스노든에 시민권

      2022.09.27 07:40   수정 : 2022.09.27 07:4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러시아가 국가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미국이 수배 중인 전 국가안보국(NSA) 계약직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에게 러시아 시민권을 줬다고 AP가 2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스노든은 현재 러시아에서 살고 있다.

스노든은 국가기밀로 분류된 전세계 민간인 통신·데이터 감청 프로그램의 존재를 폭로해 미국에서 기소된 상태로 현재 도피 중이다.



AP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날 서명한 외국인 시민권 부여 대상 명단에 스노든이 다른 외국인 74명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스노든은 2013년 미국에서 탈출한 뒤 여러 곳을 떠돌다 2020년 러시아에서 영주권을 받았다.
당시 그는 미 시민권은 포기하지 않은 채 러시아 시민권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스노든 변호인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에서 스노든과 함께 살고 있는 스노든의 배우자 린제이 밀스 역시 러시아 시민권을 신청할 계획이다.

밀스도 미국 시민이다.

둘 사이에는 아이 둘이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바닥으로까지 떨어진 미국과 러시아간 외교 관계 속에 스노든에 대한 시민권이 부여됐다.

올해 39세의 스노든은 지지자들로부터 시민 자유의 상징으로 올바른 일을 한 내부고발자라는 칭송을 받고 있지만 미 정보기관들에는 눈엣가시다.

미 정보기관 관리들은 그가 미국인들을 위험에 빠트렸으며 국가 안보를 위험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스노든은 미국에서 최대 수십년 감옥생활을 해야 할 수도 있는 혐의들을 받고 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면서 "스노든 역시 다른 미국 시민들처럼 미국에 돌아와 정의를 마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노든은 러시아가 65세 미만 성인 남성 예비군을 대상으로 징집령을 내린 가운데 시민권을 땄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중국적자의 경우에도 징집 대상이라고 확인했다.

그러나 스노든은 러시아군에서 복무한 적이 없어 징집 대상이 아니라고 그의 변호인이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에 밝혔다.

한편 스노든은 러시아에서 되도록 눈에 드러나지 않는 생활을 하면서 소셜미디어를 통해 러시아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도 가끔씩 내놓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미국에서 공정하게 재판받을 수 있다면 언제든 돌아갈 의사가 있다고 2019년 밝힌 바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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