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박진 해임안' 단독 처리…강대강 대치 정국 급랭
2022.09.29 21:06
수정 : 2022.09.29 21:08기사원문
박 장관 해임 건의안은 이날 오후 7시께 국회에서 재석 170명 중 찬성 168명, 반대 1명, 기권 1명으로 본회의를 통과됐다. 국무위원 해임 건의안은 헌법 제63조에 명시된 국회 권한으로 재적 의원 3분의 1(100명) 이상 발의와 과반(150명) 찬성으로 의결된다. 민주당이 169석을 갖고 있어 단독 의결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졌었다.
민주당은 지난 18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된 윤 대통령의 영국·미국·캐나다 3국 순방을 ‘외교 대참사’로 규정하고 이에 외교 사무를 총괄하는 박 장관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윤 대통령이 미국 의회와 대통령을 비하하고 모욕하는 발언을 해 한미 동맹 관계는 물론 한국 국격까지 훼손했다고 봤다. 앞서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해임 건의안 제안 설명에서 “잘못에 대해 솔직히 시인하고 국민들과 전 세계 앞에 사과하기는커녕 우리 국회와 민주당을 향한 욕설이었다고 해명했다”며 “게다가 대통령 발언을 왜곡하고 조작했다면서 언론사를 수사하겠다고 예고했다”고 했다.
진 부대표는 또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에 대해 조문 외교를 간다고 했지만 정작 조문은 하지도 못했다”며 “한일 정상 회담은 국민들에게 굴욕감만 안겼다. 한미 정상 회담은 아예 회담이라고도 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그 외에도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방한했을 때 윤 대통령이 휴가 기간이라는 이유로 면담을 거부한 점, 윤 대통령 나토 순방 때 대통령실 인사비서관 배우자가 보안 조치 없이 대통령 전용기에 타고 동행한 점 등에 대해서도 박 장관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이 해임 건의안 처리에 착수하자 국민의힘은 강력 반발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본회의 개의 직후 의사 진행 발언을 신청, “민주당이 힘의 논리로 의사일정을 변경하고 국회법을 악용해 협치를 파괴했다”고 했다. 송 부대표는 민주당 출신 김 의장에게도 “협치 파괴, 의회 폭거의 공범이 되겠나”라며 “이날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연설 직후 김 의장이 정회를 한 것은 협치를 위한 것이 아니다. 의회 폭거를 자행할 명분 쌓기라는 것을 모두가 안다”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 전원은 송 부대표 의사 진행 발언이 끝나자 본회의장에서 퇴장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해임 건의안 강행을 대선 불복으로 규정하고 강 대 강 대응을 예고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해임 건의안 본회의 통과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말로는 국익을 위한다면서 실질적으로는 국익이 어떻게 되든 대통령과 정부가 잘못되기 바라는 것 같다”며 “실질적으로는 속내에 대선 불복의 뜻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국민들이 민주당의 169석을 허용한 것이 얼마나 나라에 도움이 되지 않고 위험한지 잘 알 것”이라며 “30일 오전 중으로 국회의장 사퇴 권고안을 낼 작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박 장관은 해임 건의안 통과 직후 “흔들림 없이 맡은 바 소임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자진 사퇴할 의사가 없음을 재차 내비쳤다. 박 장관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외교는 어떤 경우에도 정쟁의 희생물이 돼서는 안 된다. 국민을 위한 국익 외교에 더욱 매진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