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IRA' 국회로 공 넘어와... 대처방식 놓고 與·정부-野 각축전
2022.10.04 15:48
수정 : 2022.10.04 16:0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처 방식을 놓고 여야가 4일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산업부가 IRA 법안 공개를 사전에 알았음에도 선제적 조치가 늦었다며 질타했고, 여당인 국민의힘과 정부는 IRA 공개 후 대응 논의에 즉각 나섰다고 적극 반박에 나섰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IRA법을 두고 산업부의 사전 대처 미흡을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정일영 민주당 의원은 "(IRA와 관련된) 일련의 과정을 보면, 실무자와 차관 레벨의 사람들은 보고를 했는데 장관급 이상은 총리와 대통령에 보고한 것이 없다"며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날을 세웠다. 정 의원은 이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과 최상목 경제수석에게 제대로 보고하지 않아 IRA에 대한 초동 대응이 늦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홍정민 의원도 "산업부는 8월초 보도자료를 통해 IRA법의 동향 파악했다고 말했고, 장관은 7월말에 IRA법 이름을 들었다고 했는데 두 말이 모순된다"고 말했다.
이에 이 장관은 IRA법에 대한 초동 대응은 늦지 않았다고 반박하면서 현재 다양한 대응 방식을 모색 중이라고 답변했다.
이 장관은 "(IRA에 대한) 우리 (우려스런) 의견을 강하게 (미국 측에) 전달했고 미국에서도 이 문제를 개선하려는 의지를 보였다"며 미국의 개선 의지를 확인한 성과를 얻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야권의 늑장 대응 주장에 대해 "우리와 같은 입장인 독일과 일본, EU(유럽연합) 국가들의 인지시점이나 대응강도, 대응시기면에서 우리나라가 전반적으로 다 앞서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가장 빠른 대응을 하고 있다는 외국 언론의 보도를 예로 들며 정면 반박했다.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도 "(IRA 법안 통과를) 미국 의회와 자동차 회사, 언론도 '쇼크'라고 하는데 우리나라만 몰랐다고 (주장)한다면, (야당이) '조문참사'라고 주장하며 '육개장만 먹고 왔다'고 하는 것만큼 어이없는 이야기"라며 "실질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라고 정부측을 엄호했다.
같은 날 열린 정무위 국감에서도 야당은 정부가 IRA 관련 미흡한 대처를 했다며 질타를 이어갔다. 이에 국무조정실은 "다른 나라의 경우에도 대부분 우리나라와 (관련 법안 처리를) 인지한 시점이 비슷하다"고 해명하며 적극 방어에 나섰다.
소병철 민주당 의원은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을 향해 "IRA 대응에 대해 부실 정도가 아니라 아예 대응이 없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고 했고, 한덕수 국무총리를 겨냥해선 "도대체 뭘 하고 계셨냐"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지난 8월 방한 당시 IRA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결정적인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과 박진 외교장관을 비롯해 한 총리도 '무관심, 무능, 무책임'으로 대응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국무총리실을 상대로 감사원 감사 요청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소 의원은 "총리실에서 총리 자신을 포함해 정부가 무력하게 대응했던 잘못과 과오를 점검, 감찰해서 시스템을 정비할 용의가 있느냐"며 "만약 스스로 할 수 없다면 감사원에 감사를 요청하던가, 정무위에 진상규명 및 대응 소위 구성을 건의해달라고 하셔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방 실장은 "(미국이) 국내 정치, 중간 선거를 앞두고 전격적으로 한 측면이 있었다. 다른 나라도 대부분 저희와 인지 시점이 비슷하다"며 방어벽을 구축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도 최고 기밀 수준의 보도로 처리한 것과 미국 일부 상원의원도 상정된 사실을 몰랐다는 점을 들어 미국 내에서도 예측하지 못했던 사안인 만큼 한국에서도 신속한 대처가 어려웠다는 주장이다.
방 실장은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IRA 관련 보고 당시 총리실이 대상에서 빠졌던 이유에 대해서도 "통상 외교부 본부에서 보고를 하면 본부에서 관련 부처에 내용을 전파하는 체제"라며 '패싱 논란'을 일축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서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