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랄하고 섬세한 아로마..윈즈가 붉은 땅에서 빚어내는 와인 진짜 독특하네
2022.10.10 20:05
수정 : 2022.10.10 20:0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붉은 토양으로 유명한 남호주 쿠나와라(Coonawarra) 지역의 터줏대감 윈즈 쿠나와라 에스테이트(Wynns Coonawarra Estate) 와이너리는 호주 와인의 고정관념을 뒤집는 와인을 만든다. 호주를 비롯한 신대륙 와인은 대부분 질감이 무겁고 아로마가 진한 힘 좋은 와인으로 대변되지만 윈즈 쿠나와라 에스테이트의 와인은 좀 다르다. 미디엄 바디의 섬세하고 다채로운 아로마를 가진 와인을 만든다.
지난달 말 남호주에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윈즈 쿠나와라 에스테이트 와인메이커 사라 피전(Sarah Pidgeon)이 윈즈의 대표와인을 들고 한국을 찾았다.
사라는 "윈즈 와인은 늘 미디엄 바디의 섬세한 와인을 추구하고 있다"며 "너무 무겁지 않게 만들어야 모든 음식과 잘 어울리기 때문"이라는 아주 단순한 철학으로 말을 시작했다. 그는 "쿠나와라 지역은 토양도 독특하지만 기후가 정말 서늘한 지역"이라며 "햇살이 강한 여름에도 밤에는 섭씨 12도까지 내려갈 정도로 일교차가 크고 건조해 와인의 컬러나 타닌을 뽑는데 이상적인 곳"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선보인 와인은 엔트리부터 플래그십까지 모두가 무겁지 않은 섬세한 질감이 돋보였다.
이날 윈즈 쿠나와라 에스테이트가 선보인 와인은 윈즈 쿠나와라 샤르도네 2021(Wynns Coonawara Chadonnay 2021), 윈즈 쿠나와라 리슬링 2021(Wynns Coonawara Riesling 2021), 윈즈 게이블 까베르네 소비뇽 2020(Wynns Gables Cabernet Sauvignon 2020), 윈즈 쿠나와라 쉬라즈 2021(Wynns Coonawara Shiraz 2021), 윈즈 마이클 쉬라즈 2010(Wynns Michael Shiraz 2010), 윈즈 존 리독 까베르네 소비뇽 2013(Wynns John Riddoch Cabernet Sauvignon 2013), 윈즈 블랙 라벨 까베르네 소비뇽 2019(Wynns Black Label Shiraz 2019), 윈즈 블랙 라벨 쉬라즈 2019(Wynns Black Label Shiraz 2019) 등 8종이다.
■쿠나와라 리슬링, 아삭한 신선함 매력적
윈즈 쿠나와라 샤르도네 2021은 샤르도네(Chadonnay) 100%로 만든 연한 황금빛을 띠는 화이트 와인이다. 입에 넣어보면 아몬드 등 너티한 풍미가 먼저 느껴지며 헤이즐넛 향도 스쳐간다. 오크를 살짝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다. 과실 아로마는 차가운 향보다는 트로피컬 느낌이 강하다. 차가운 기후보다는 미국 캘리포니아 스타일에 좀 더 닮아있다.
윈즈 쿠나와라 리슬링 2021은 화이트에서도 윈즈의 실력을 보여주는 와인이다. 리슬링(Riesling) 100% 와인으로 레몬, 청사과 등 서늘한 계열의 과일 아로마로 깨끗한 느낌을 준다. 산도는 미디엄 플러스 정도이며 질감은 아주 가볍다.
■게이블 까베르네 소비뇽..기본급 와인이 아니네
윈즈 게이블 까베르네 소비뇽 2020은 쿠나와라에서 나는 까베르네 소비뇽 100%의 와인으로 와인은 퍼플 계열의 검붉은 색을 띤다. 잔에서는 까베르네 소비뇽 특유의 매콤한 향과 함께 블랙 계열의 아로마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경쾌한 분홍색 꽃 향도 중간중간 들어온다. 입에 넣어보면 산도가 좋은 블랙 계열 과실향이 먼저 느껴지며 타닌도 곱게 들어와 자리잡는다. 질감은 미디엄 풀바디 또는 풀바디로 묵직한 와인이다. 피니시도 길게 이어지며 마지막 남는 향은 초콜릿 향이다.
윈즈 쿠나와라 쉬라즈 2021은 퍼플 빛깔의 와인이다. 잔에서 들어오는 아로마는 붉은색 계열로 진한 과실 향 때문인지 약간 과숙한 느낌도 있다. 입에 흘려보면 아로마는 역시 붉은색 과실이다. 질감은 미디엄 바디나 미디엄 풀바디로 무겁지 않다. 산도는 중상 정도이며 타닌은 거의 없다.
■블랙라벨 까베르네 소비뇽 출렁이는 질감 인상적
블랙라벨 까베르네 소비뇽 2019와 블랙라벨 쉬라즈 2019는 윈즈 쿠나와라 에스테이트의 아이콘 와인이다. 블랙라벨 까베르네 소비뇽은 까베르네 소비뇽임에도 퍼플 계열의 색을 띤다. 잔에서는 까베르네 소비뇽 특유의 매콤한 향이 있으며 약간의 후추향도 스쳐간다. 입에 넣어보면 아주 부드러운 질감이 인상적인데 아로마는 블랙 계열이다. 이어 너티한 느낌도 있다. 미디엄 풀바디 정도로 과하지 않은 질감에 산도도 중상 이상으로 좋다. 타닌은 얇지만 고급스럽게 쪼개져 있다. 피니시도 제법 길게 가는 좋은 와인이다.
블랙라벨 쉬라즈 2019는 퍼플이 살짝 비치는 루비빛 와인이다. 잔에서 올라오는 향은 레드와 블랙 계열 과실향이 섞여있다. 그러나 입에서 느껴지는 아로마는 레드 계열로 다소 과숙한 느낌도 든다. 타닌은 강하지 않다.
■마이클 쉬라즈, 세월을 잊은 섬세함과 발랄함에 깜짝
마이클 쉬라즈는 윈즈 쿠나와라 에스테이트의 플래그십 와인이다. 1955년 데이비드 윈이 한정판으로 만들어낸 와인이 기원으로 쿠나와라 최고의 포도원에서 훌륭한 빈티지가 나올때만 생산되는 특별한 와인이다. 잔에 따라진 마이클 쉬라즈 2010은 루비와 퍼플 색의 중간색을 띠며 굉장히 검다. 잔에서는 아주 잘익은 카시스 향이 몽글몽글 덩어리 져 올라온다. 산도가 좋은 와인에서 나는 특유의 감칠맛 향도 확연하게 느껴진다. 쉬라즈 특유의 후추향도 있다. 12년이 지난 와인임에도 전체적인 향이 음습하다기보다 굉장히 발랄하다. 잔을 기울여보면 의외로 검은색 과실 아로마가 지배적이다. 아주 기분좋은 산도가 침샘을 금새 자극한다. 질감은 미디엄 또는 미디엄 플러스로 섬세하다. 와인이 사라질때쯤 엷게 깔리는 타닌이 굉장히 고급스럽다. 피니시도 길게 가져가며 마지막에 남는 향은 정향, 후추, 커피 등이다.
■존 리독 까베르네 소비뇽, 쿠나와라 떼루아 진면목을 봤다
존 리독 까베르네 소비뇽도 마이클 쉬라즈와 함께 윈즈 쿠나와라 에스테이트를 상징하는 최상위 레벨 와인이다. 까베르네 소비뇽 100% 와인으로 테라로사 토양에서 나는 최고품질 포도의 1%만 선별해 만든다. 존 리독 까베르네 소비뇽 2013은 검붉은 루비색을 띠지만 이제 색이 빠지기 시작했다. 잔에서 제일 먼저 반기는 향은 그냥 최고급 카시스 향이다. 이어 비가 떨어지며 만들어내는 흙냄새와 바닐라 향, 까쇼 특유의 야채향도 있다. 입에서 느끼는 아로마는 블랙 계열이다. 질감은 의외로 미디엄 풀바디 정도로 무겁지 않은 편이다. 타닌은 마이클 쉬라즈보다 훨씬 두껍다. 입속에서 와인이 사라지면서 산도가 치솟고 타닌도 훨씬 강해진다. 피니시도 두세숨 이상 길게 이어지며 마지막에 남는 향은 분홍색 꽃향이다.
kwkim@fnnews.com 김관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