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법사위서 '검수완박' 두고 충돌...與 "절차적 하자"vs野 "법 취지 무시"

[파이낸셜뉴스] 여야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헌법재판소 국정감사에서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국회 법사위는 17일 오전 헌재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헌재에서 심사 중인 개정 검찰청법·형사소송법에 대한 권한쟁의심판과 관련된 질의가 이어졌다.

국민의힘 측은 민주당이 야당 정치인들의 수사를 막기 위해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을 추진한 것이며 법안 추진 과정에서도 절차적인 흠결이 있어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3월 '모든 걸 내걸고 싸워 반드시 문재인·이재명을 지켜낼 것'이라고 한 발언에 대해 "해당 발언 2주 뒤에 검수완박법을 당론으로 내세웠다"며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를 막으려는 목적으로 봐야하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박종문 헌법재판소사무처장은 "단정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또 법안 추진 과정에서 위장탈당·회기쪼개기 등의 논란에 대해 안건조정위원회와 무제한토론을 무력화시켜 절차적인 하자가 있다고 비판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안건조정위 제도가 소수당의 권리 보장을 위해 만든 제도인데, 다수당이 탈당을 통해 제도 취지를 몰각시켰다"며 "이는 헌법질서에 정면으로 반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막기 위한 회기쪼개기를 했다"며 "이것 또한 제도의 취지 자체를 무너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그동안 헌재가 국회 입법권에 대해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았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개정 검찰청법·형사소송법의 취지와 반대되는 시행령을 만든 것은 위헌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그동안 헌재에서 국회와 관련된 여러 권한쟁의나 헌법소원이 있었다"면서 "헌재는 국회가 중요한 헌법기관으로서 스스로의 문제를 자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폭넓은 자율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일관된 입장이었다"고 강조했다.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 장관이 국회가 심의·의결한 개정 검찰청법·형사소송법을 뒤엎는 시행령을 통해 꼼수로 수사권을 확대·복원하고 있는 문제가 있다"며 "대통령이 바뀌었다고 정부가 마음대로 (시행령을) 바꿀 수 있는 것이냐"고 물었다.

박 처장은 원칙을 따져봐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한편 지난 9월 10일 시행된 개정 검찰청법·형사소송법은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를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범죄)에서 2대 범죄(부패·경제범죄)로 축소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e-mail] 배한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