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위반' 이재명 법정 다툼 시작...'정치적 명운' 건 재판

[파이낸셜뉴스] 지난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 및 백현동 개발과 관련한 허위 사실을 공표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법정 공방이 시작됐다.

'의원직 상실'과 '5년간 피선거권 박탈'을 피해야 하는 이 대표로서는 사실상 정치적 명운이 걸린 재판이다.

■이재명 측, 첫 재판준비절차서 "혐의 부인"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강규태 부장판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 대표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정식 공판과 달리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어 이날 이 대표는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 대표 측은 이날 "공소사실을 부인한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지난해 방송 인터뷰에서 김 전 처장에 대해 "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며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는다. 또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국토부가 용도변경을 요청해 응할 수밖에 없었다" 등의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 대표의 발언을 모두 허위라고 판단했다. 구체적으로 김 전 처장이 2009년 8월 주제발표자로 참여한 '공동주택 리모델링 활성화 정책 세미나'에 이 대표가 참석한 사실,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었던 2015년 1월 김 전 처장과 함께 9박 11일간 호주·뉴질랜드 해외 출장을 다녀온 사실 등을 공소장에 언급했다.

검찰은 백현동 부지와 관련해서도 이 대표가 국토부의 용도변경 요청 혹은 강요 근거로 언급한 '24개 공문'을 문제 삼고 있다. 검찰은 이 공문이 모두 용도 지역 변경 결정 이후 지구단위계획 수립을 위한 도시계획위원회 자문, 전략 환경영향평가 진행 관련 공문들인 만큼 국토부가 용도변경을 요청하거나 강요한 근거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선거 영향 미칠 의사' 입증 쟁점
앞으로 진행될 재판 과정에서는 이 대표의 발언 진위, 이 대표가 발언할 당시 '선거에 영향을 미칠 의사'가 있었는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법조계에서는 주관적 요소에 해당하는 '고의' 입증 여부가 유·무죄 판단을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정치인이 연루된 민감한 사건에서는 고의가 있었는지를 두고 치열하게 법리 다툼을 벌이게 되는 만큼 입증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의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다. 이 대표가 이번 재판에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공직선거법과 국회법에 따라 의원직을 잃는다.

5년간 피선거권도 박탈돼 다음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이 대표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처장에 대한 기억은 경기도지사 당선 후 선거법 소송이 시작된 이후이며, 백현동 부지 역시 국토부가 강하게 압박했다는 입장이다.

[e-mail] 이정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