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IRA 충격 천문학적"

      2022.10.20 03:56   수정 : 2022.10.20 03:5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수입전기차 세제혜택 박탈이 현대자동차 사업에 천문학적인 충격을 준다고 현대차 고위 관계자가 19일(이하 현지시간) 경고했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현대차 글로벌 부문 사장인 호세 무뇨스는 이날 로이터 자동차 컨퍼런스에서 구체적인 금액은 언급하지 않은 채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억제법' 이른바 IRA로 인해 심각한 충격을 받게 됐다고 밝혔다.

무뇨스 사장은 법이 바뀌지 않고 그대로 시행되면 그 충격은 '천문학적인' 규모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무뇨스는 이때문에 현대차가 현재 "모든 채널을 동원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를 비롯한 외국 자동차 업체들은 지난 8월 의회를 통과해 바이든이 서명한 IRA로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이 법에 따라 수입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는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 규모의 세제혜택을 박탈당한다.

모터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미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했다.

미국내에서 테슬라에 이어 두번째로 잘 팔리는 전기차 업체로 부상해 3·4분기 미 전기차 시장점유율을 8.1%로 끌어올렸다.

같은 기간 67%를 기록한 테슬라에 비하면 크게 뒤처지는 비중이지만 점유율이 급속도로 높아지며 인기몰이를 해왔다.

그러나 IRA가 현대차의 선전에 심각한 장애물로 등장했다.

IRA는 서서히 세제혜택을 줄이는 대신 한번에 혜택을 박탈하도록 돼 있어 비판을 받고 있다.

업체들이 이 조건에 부합하도록 하기 위한 시간 여유를 주지 않은 것이다.

리튬, 코발트 등 전기차 가격의 절반을 차지하는 배터리 핵심 소재 가격이 치솟는 와중에 세제혜택까지 날아가면서 외국 전기차 업체들은 전기차 가격 인하 기회를 날려버렸다.

가격 경쟁력에서 미 토종 업체들에 크게 밀리게 됐다.

비판론자들은 미국이 소탐대실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자극하기 위해 극단적인 수단을 동원했다는 것이다.

전기차 보급을 확대해 지구온난화를 억제하기 위한 탄소배출 감축이 목표라면 수입차 세제혜택 박탈이 모순이라는 것이다.

또 미국내 일자리 확대가 목표라고 해도 이 역시 외국 업체들이 미국에 생산설비를 확충하는데 필요한 시간을 주지 않고 밀어붙여 부작용을 부르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테슬라 등 미 전기차 업체들이 세제혜택 덕에 차 값을 낮출 수도 있지만 차 값 인하에 인색하게 나오면 외국 업체들과 소비자들을 희생양 삼아 미 토종업체들의 배만 불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무뇨스는 현대차가 조지아주에 55억달러를 들여 전기차와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한 바 있어 유예기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대차 조지아 공장은 2025년 가동에 들어갈 전망이다.


무뇨스는 연말이 가기 전에 해결방안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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